설명절에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고향에 내려가면 별이 많이 뜨겠다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별사진 한번 제대로 찍어보자는 생각에 들떴습니다. 원래는 지리산에 오르려고 생각했습니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가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너무 춥고 위험하다고 해서 만류하시더라구요. 뭐 위험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부모님들이 걱정하시니 지리산은 나중에 가을에나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집 근처 천문대에 가기로 했어요. 천문대라고는 하지만 그리 높은 곳이 아니에요. 시내의 야경불빛으로 인해 빛공해도 좀 많았구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이렇게 날씨 좋은 날이 흔치 않으니 거기라도 가서 별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천문대는 문을 닫아서 주변 가로등이나 다른 불빛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하늘을 보니 시내보다는 훨씬 많은 별들이 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일단 겨울 밤하늘답게 오리온자리가 떡하니 하늘 상공에 보입니다. 주변에 별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구요.
반대쪽 하늘을 보니 이제 막 국자모양의 북두칠성이 떴습니다. 북두칠성을 봤으니 이제 북극성과 카시오페이아를 찾아봤지요. 제가 아는 별자리 수준이 딱 그냥 이정도였어요.
본격적으로 별사진들을 찍어대길 십여분이 지나고(거의 오리온만 찍어댔습니다. 제일 잘 보였거든요) 각도를 틀어 옆 하늘을 찍었어요. 사실 거기는 시내야경 불빛으로 인해 좀 밝아서 별이 많이 안보일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전문가같은 사진이 아니면 오히려 약간 밝은 하늘이 별사진 찍기엔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몇컷째 찍고 있을 때 옆에서 아내가 말했습니다.
"저기 저거 뭐야? 먼지처럼 보이는거? 혹시 성단아니야?"
저는 그 말을 듣고 설마 성단같은 것이 우리의 미천한 눈에 보일리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 먼지같은 별을 보긴 했었죠. 그냥 별들이 좀 모여 있나보다 싶었는데 응? 성단이라는 것이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을 말하는 거잖아요?
<성단으로 추정(?)되는 부위>
그래서 확인차 다시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확대해 보았습니다. 이미지를 키울 수 있을만큼 키워보니 흡사 정말 성단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때만해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내에게는 성단인 것 같다라고는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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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 본 사진>
그러다 며칠전 아내와 TV를 보다가 <능력자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우주능력자가 나와서 설명을 하는데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소개해주었습니다. 그 때서야 우리가 보았던 것이 이 플레이아데스 성단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cluster)는 황소자리에 있는 산개성단입니다. 지구에서부터 410광년거리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성단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좀생이별"이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6~7개정도의 밝은 별이 뭉쳐있는 모양이죠. 육련성이라고도 부르고 서양에서는 아틀라스의 7자매라고 불리운게 기원이랍니다. 그 7개의 별에 각각 아틀라스의 일곱자매의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알키오네(Alcyone)
아스테로페(Asterope)
케라에노(Celaeno)
엘렉트라(Electra)
마이아(Maia)
메로페(Merope)
- 타이게타(Taygeta)
<플레이아데스 성단, 이미지출처 : 나무위키>
별구경하러갔다가 우연히 성단까지 보게되어 너무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천체망원경 하나 구입해서 자세히 한번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 밤하늘은 언제나 너무 매력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