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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참을 수 없는 노동가치의 가벼움, "인턴"

요즘 취업하기 정말 힘들죠? 저는 구직자가 아니기에 현재 정확한 취업문의 좁음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겠습니다만, 가끔 신입사원들과 얘기하거나 뉴스를 통해 지금 취업하기가 제가 취업할 때보다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은 받고 있습니다. 경쟁률도 상당하죠. 그런데도 정규직은 고사하고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도 그리 녹록치 않은 현실입니다.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해본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취업이 힘든 이유]

1. 일자리가 없다.(기업이 사람을 뽑지 않는다)

2.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

3. 대학이 많아졌다.

4. 노동집약산업이 사라지고 있다.


아마도 이 네가지 이상의 이유로 인해 취업이 어려워진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이유 중에서도 1. 일자리가 없다. / 기업이 사람을 뽑지 않는다. 가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더 깊이 들어가 생각해 보자면, 일자리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만으로는 그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직장에 있으면서 기업이 어느순간 체질변화를 시도했다라는 것을 깨닫던 때가 있습니다. 이는 비단 제가 다니는 회사만 국한되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 여러 회사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 때는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회사랑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곳에서의 문제가 나비효과처럼 우리 회사의 이익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라는 깨달음이랄까요? 


기업들은 현금보유금을 미친 듯 늘리고 있고 투자를 자제하고 리스크가 큰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내수시장이 어려워지자 국민들의 부가 줄어들고 이는 곧 기업 이익에 타격을 주게 됩니다. 기업은 반사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고 가장 효과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인 노무비 절감에 나섰던 것 같습니다. 정리해고는 물론이고 기업의 규모가 커져도 쉽사리 커진 몸집에 맞게 인원을 충당하지 않습니다. 현재 있는 인원에게 보다 많은 업무를 점점 가중시키면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충분한 인력을 채용하지 않게되고 채용하더라도 비정규직이나 파견직을 활용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은 비정규직 혹은 파견직도 모자라 "인턴"이란 제도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턴은 사전적 의미<대학교나 고등학교 등의 졸업 가운데 방학 같은 때 대학 추천을 받거나 선발양식에 따라 지원하여 사원으로서 미리 회사의 실무를 익히는 과정에 참여한 사람> 이란 뜻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취업을 위한 하나의 스펙(Spec)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미리 실무를 경험한 인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지금 취업시장은 '인턴'만(?)을 뽑는 곳이 너무 많은 듯 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인턴 직원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이미 굉장한 스펙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턴직만 몇 개째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인턴직은 형식적으로 볼 때, 회사의 업무를 미리 경험할 수 있고 그 경험이 향후 취업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이는 희망고문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회사에 인턴의 급여를 지원하면서까지 기업들에게 인턴을 채용하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장 시급한 청년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리 손해보는 장사가 아닙니다. 정부로부터 인턴직원의 급여를 지원받으면서 하나의 인력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굉장히 저렴한 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금방 내보낼 수도 있지요. 이러니 기업이 적정 인력을 모두 충당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요. 언제든 쉽게 쓸 수 있는 인력들이 "인턴"이란 이름으로 널려있는데 말이죠. 


물론 이 인턴십을 거친 사람은 해당 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취업자의 입장이고 다시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차피 뽑을 인력이였습니다. 필요하지 않는 인력을 자신의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고 그냥 채용하는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인턴십을 바라보면, 정부가 세금으로 기업의 비용절감을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에 접근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 국민의 세금이 정부의 실업문제 실책을 눈감아 주는데 사용되고 나아가 기업으로 흘러가는 통로가 "인턴십 제도"입니다.



이러니 기업이든 정부든 인턴 채용을 장려하는 것이 아닐까요? 취업자들은 인턴을 하고 있어도 언제나 취업준비생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취업자로 이미 분류를 하고 있지요. 기업은 일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저렴한 비용으로 인력을 착취합니다. 정말 참을 수 없는 노동가치의 가벼움을 보여주는 제도로 변질되어 버린 듯 한 모습니다. 



인턴이든 비정규직이든 파견직이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명목하에 자행되어지는 모든 비정상적 인력착취에 대해 정부와 기업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비정규직이나 파견직이 없다면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협박을 일삼는 기업과 언론들의 말은 무시해야 합니다. 오히려 노동력은 보호받을 것이고 내수시장은 살아날 것이며 기업들은 보다 창의적이게 변하고 정부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모든 자원을 활용할 것입니다.


인턴제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인턴제도를 악용하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의 글입니다. 우리 청년들을 소중히 다뤄달라고 정부와 기업에게 요구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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