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낚시의 떡밥
금년 휴가에도 그 전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시간을 운전에 할애해야 했습니다. 그 상당한 시간만큼 여러 도시들을 들르거나 지나치게 되었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이번에는 저에게 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00시"
많은 지자체들이 기업체를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텐데요. 일단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는 인구'를 붙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방세 세수 확보 목적도 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기업체, 공장등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출처 : 전라북도>
<출처 : 서울시 중랑구>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있는데 생활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 근로하기 좋은 도시를 우린 왜 보지를 못했을까요? 인구의 유입이 목적이라면 복지가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 좋은 회사가 많은 도시를 홍보하고 싶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운전을 하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는 지방균형발전이 되지 않았던 것이 큰 이유로 작용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부 대도시에만 행정 및 기업이 집중되는 현실에서 다른 지역이 얼마나 많은 발전 또는 살기 좋은 곳을 조성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지방균형발전 뿐 아니라 우리의 친기업적인 성향 또는 부족한 행정력등에서부터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한 이런 사례(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홍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아직 친기업적 성향이 사회 곳곳에 배어나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또는, 언론과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이 국민들을 쇄뇌시킨 것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불연듯 떠올랐습니다. 저 기업유치홍보를 보고 있자면 일단 기업이 유치되어야 사람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어느 지자체의 지도자의 철학에서 기인된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기업하기 좋다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기업체에게 세금감면이나 여러 혜택을 주고 기업주들에게 '갑'의 행세를 할 수 있도록 조장하는 것이 지자체에서 해주는 '일하기 좋은' 조건은 아닐까요? 물론 기업체의 위치를 선정하는데 있어 물류도 중요하고 임대료 같은 것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물류와 임대료 같은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젠 지자체가 기업체에 주는 '선물'이 중요한 조건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선물을 '특혜'라고 부릅니다.
이런 특혜를 주고서라도 기업체를 모셔오면, 행정가 혹은 정치인은 선거용 실적을 얻게 되고, 기업체는 추가 이윤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일부 자산가들은 자산가치가 상승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근로자들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일자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 외에 임금근로자의 삶이 어떤 측면에서 나아질까요? 일부 자산가들의 자산이 증가해서 낙수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왜 우리는 시민들의 삶을 기업체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 씁쓸했습니다.
시민을 향하고 있는 성남시의 사례
이런 관념을 깨뜨려주는 지자체가 하나 있긴 합니다. 바로 경기도 성남입니다. 특히, 성남의 변화는 성남시장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성남시장의 SNS에서의 파격적 행보는 차지하고서라도 그가 가진 기본적 철학은 시민의 삶에 향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성남은 과도한 부채로 인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의 취임 이후, 성남시는 부채를 착실히 줄여가면서도 각종 복지 혜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성남시 이재명 시장>
도시 전체가 시민들의 삶에 집중했음에도 도시는 성장할 수 있다라는 측면에서 이재명 시장의 행정력은 칭송받아야 마땅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성남시가 기업유치를 뒷전에 두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성남시의 기업유치 광고도 많이 봤습니다. 제가 드리고자 하는 얘기는 기업유치만이 지역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 아님을 행정가나 지역 정치인들은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를 위한 하나의 조건이 기업체의 유치 또는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쇼핑몰이든, 마트든, 건설같은 개발사업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린 너무 기업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개인의 삶을 기업이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착각속에 살고 있지 않나 되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이재명 시장의 기본소득 언급 페이스북>
기업체 말고 시민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달라
이젠 우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기업체 유치라는 뻔한 방법을 넘어서는)해 달라며 행정기관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건 유권자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이 그냥 자기네들 손에서 쓱싹쓱싹하는 것이 행정이고 정치가 아닙니다.
지역의 일꾼이라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해 주자구요.
기업체 살기 좋은 곳 말고 우리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달라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