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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국정원 해킹 사태가 보여준 대한민국의 법치 수준

요즘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사실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지난 대선이 있기 전 이탈리아의 해킹업체로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감시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과 이를 이용하여 불법사찰을 감행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국정원의 사찰과 인터넷망의 감시. 많이 들어본 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상당히 자주 뉴스에 도배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에 구입한 해킹프로그램은 그 전의 감청수준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제품으로 메일 및 스마트폰 내의 정보를 자유자재로 확인 할 수 있고 더구나 스마트폰의 카메라까지 휴대폰 주인 모르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목표가 된 사람의 신상의 모든 것을 아주 쉽게 확인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이미 국정원은 대선때 불법 선거 개입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었고 그 전에는 수많은 민간인 사찰로 인해 언론의 도마에 오른 적도 있었죠. 연일 뉴스와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이 국정원의 불법적인 행태를 문제삼았으나 저들은 전혀 변하지 않네요. 우리 국민들의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여러 정부기관들의 불법선거개입이 확인되었음에도 박근혜 하야에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아서일까요? 법치를 외치는 자들이 스스로 법을 어기는 행태는 잠시 수그러들 뿐 정말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법치국가라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이렇듯 정부는 늘 국민에게 우리가 법치국가임을 강조하면서 법을 준수하라고 겁을 주지만 정작 자신들은 아주 우습게 법을 어깁니다. 그런 사실이 들통이 나면 그 때서야 꼬리자르기식으로 몇 명 해임시키고 다시 똑같이 불법적인 행동을 자행합니다. 

이게 법치국가라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유시민

오래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얘기했듯, 법치란 국민들더러 법을 지키라고 겁을 주는 것이 법치가 아니고 정부와 위정자들이 법에 기초하여 국민들을 통치하라는 의미인데 현 정부와 위정자들의 모습은 그 말에 비추어 볼 때 우리가 과연 법치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비단, 국정원의 해킹, 사찰만이 문제겠습니까?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때 경찰은 교통 CCTV를 불법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그것도 한번 문제가 되어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런일이 자행되고 있고 CCTV 녹화본은 정해진 보관기간을 지키지 않고 삭제를 하는 자들이 바로 대한민국 경찰입니다.(모든 경찰에 빗대어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을 지시하는 경찰의 수장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4대강을 할 때는 또 어떠했나요. 법적으로 철저히 확인하게 되어있는 환경영향평가를 법을 바꾸거나 아전인수식 해석을 통해 엉망진창인 보고서만을 가지고 강바닥을 파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는 리스트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서면조사로 무혐의를 만들어내고 오히려 노무현 정권에 화살을 돌리는 파렴치한 일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녹조라떼>


정부뿐 아니라 일반 사기업에서 조차 이런 일은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갑질'논란이 그러하고 고용주가 수당도 주지않고 야근을 시키는 일, 최저임금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여러 근로 환경, 불법 파견직에 대한 이야기 등 수도 없이 많은 갑질과 불법등이 아주 버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신성시되는 학교는 또 어떨까요? 며칠 전에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고 폭행을 했던 '인분 교수'가 고발되어 큰 충격을 주었지요.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일이지만 대학원생들이 부당하게 담당교수의 사적인 일을 한다거나 아주 적은 금액을 받고 교수와 관련된 회사의 일을 해주거나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알지만 바뀌지 않는 대한민국

정말 신기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런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있고 너무나 잘 보이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변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분노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탓일까요? 아니면 기득권자들이 대동단결하여 자신들의 이득을 내놓지 않는 탓일까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법은 만민에게 평등한가?

법은 만민에게 평등하다라고 우리는 배워왔습니다. 실제 고등학생시절 제가 받은 시험문제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당연하게 맞추었죠. 많은 이들이 그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일모레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이 시점에 저는 저 문제를 다시 맞출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저는 법이 만민에게 평등하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결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의 여신

<과연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가? 혹시 한국에서는 상위 만명에게만 평등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

- 이미지 출처 : 이슈메이커 -


  대한민국의 법치의 수준은 과연 어디?

그리고 이것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법치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사회적 정의가 훼손된 곳에서 선진국이 되겠다 운운하고 G20 개최한 곳이라 자랑하고 K-POP의 나라,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곳이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그러지 못하겠습니다. 제발 법을 다루는 곳에서부터, 국가를 통치하는 곳에서부터, 좀 더 사회적 책임이 있는 자들로부터 올바른 사회정의와 준법정신이 배어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오늘도 해봅니다. 그리고 이 바램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또 바랄 뿐입니다. 이번에 밝혀진 것과 같이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나서서 불법적인 인터넷망 해킹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고 분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