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상의한 끝에 벼르고 벼르던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작심하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주일. 만일 내가 한국에 있었다 하면 이마저도 불가능했겠지만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면서는 좀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겠다 싶어 휴가일 10일정도 남은 시점에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그토록 원했던 그리고 쉽사리 가기 어려워 보였던 스위스로 가기로 선택했다.
스위스를 1주일동안(정확히는 6일) 여행하는 것이 만만한 일정은 아니였다. 가보고 싶은 곳은 많았고 주어진 시간은 적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리라 다짐한 우리 부부.
스위스 관광청 싸이트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http://www.myswitzerland.com/)
일정은 취리히-루체른-인터라켄-체르마트-취리히 로 결정하고 비행기표를 구하러 다녔다. 베트남에서 좀 규모가 되는 여행사에 알아보기로 했다. 경남 랜드마크에 위치한 우리항공여행사에서 문의를 했다. 다행히 표는 있었다. 그러나 후덜덜한 가격. 성수기라 예상은 했지만 1인당 1,599 USD 정도 되는 금액이 항공료로만 사용이 됐다. 타이항공편이였다. 러시아 항공이 가격이 많이 저렴하긴 했지만 환불이 안되었고 여러가지로 좀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어(최근에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도 있었으니) 과감히 러시아 항공은 제끼고 티켓팅을 했다. 가지고 있는 돈이 많지 않았기에 일단은 카드로 휙 긁어버렸다. 항공편을 확보하니 이젠 빼도박도 못하고 가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 알아봐야 하는 것이 숙박. 스위스는 그 살인적인 물가를 대변하 듯 숙박업소도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요구했다. 더욱이 성수기.. 만약 8월에만 갔어도 좀 저렴했을 것을. 스위스는 한인민박이 많지 않았다. 먼저 접촉을 했던 것이 인터라켄에서의 숙박을 위해 알아본 한인숙박업체인 Starbnb(http://cafe.naver.com/starbnb). 가격도 좀 저렴했고 위치도 괜찮았지만 방이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너무 늦게 알아본터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가 묵을 날짜에 방 하나가 비어있다고 연락이 바로 왔다. 역시 나는 럭키 가이였다.
<출처 : Starbnb>
그러나 좀 더 저렴한 유스호스텔 중 하나인 발머스(http://www.balmers.com/)로 결정하였다. 발머스에는 도미토리 뿐 아니라 개인 룸, 게스트 하우스 등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이나믹한 경험과 저렴한 가격을 위해 도미토리를 선택하지만 나는 조용한 걸 원한다. 그래서 좀 더 비싸더라도 Privite room을 선택했다.
가격은 1인당 65chf 대략 66천원 정도니 마냥 싸지는 않다. 그래도 제일 싼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걱정했던 체르마트에서의 숙소는 운 좋게 좋은 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호텔닷컴을 통해 알아보았더니 특가로 나온 알펜로열 호텔(Hotel Alpenloyal)이 딱 1방 남아있길래 한 10초간 숙고 후 걍 결재~ 금액은 2박에 312CHF. 더 비용이 들 것이라 예상한 것에 비하면 정말 싸게 구한 것 같다.
<Hotel Alpenloyal, 출처 : hotels.com>
이제 마지막날 취리히에서 묵을 방이 필요했다. 취리히에는 한인민박도 없고 호텔 비용이 최고로 비쌌다. 그 와중에 구한 유스호스텔 하나 적당한 자리로 구했다.
이 방은 아고다호텔(http://www.agoda.com/ko-kr/)에서 예약했다. 이렇게 번개불에 콩 구워먹 듯 숙소 예약을 끝내니 이제 정말 떠나나 싶기도 하면서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스위스패스를 예매하는 것. 스위스 패스는 스위스에서 돌아다닐 때 기차편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위한 티켓이다. 이 티켓은 날짜 기간을 정해서 예매하게 된다. 보통 4일, 8일짜리가 있다. 우리는 4일짜리로 구매하기로 하고 예약을 하려는데 이 티켓을 배송해준단다. 그런데 우린 베트남에 있지 않은가. 여기로 배송받을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한국에서는 여행사를 통해 대행하는데 우리는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냥 현지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좀 위험해 보이는 결정이나 몇 몇 블로그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고 어차피 배송도 못받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복합되어 내린 결정이다. 스위스 패스는 1등급, 2등급이 있는데 가격차이가 한사람당 10만원 정도.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인데 우리는 2등급으로 결정했다. 뭐 항상 최상의 서비스만을 받고 여행하는 것만이 좋은 여행이겠는가.
그럼 이제 숙박비와 스위스패스, 그리고 현지 사용을 위한 환전만이 남아있다. 한 200만원정도 환전해갈 생각이다. 그렇게 전체 예산은 식사비, 물품구입비, 개인 용돈 등을 포함해 2명이서 550만원정도.
국내 여행 상품과 비교해보니 그래도 역시 여행사를 끼고 가는 것보다 많이 싸다. 자유여행이 한번 하기가 어렵지 재미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리고 여행의 묘미도 훨씬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