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간의 논란이 되었던 국방부 불온도서 선정 파문을 기억하십니까?
국방부는 2008년도 7월 말 북한 찬양과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등 세 분야로 나눠 '불온서적' 23종을 선정하고 이 도서들의 부대 내 반입과 유통을 금지하였습니다. 최근 법원은 해당 출판사들이 제소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하여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법령에 근거하여 선정한 불온도서는 그 재량권이 인정된다는 논지였습니다. 그리고 공익의 목적에 적합하므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우선은 왜 하필 불온서적이란 단어를 썼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어떤 것에 대한 불온일까요? 사회적 통념과 위반되는 것인가요? 아니면 국가 작전수행에 위배되는 불온인가요? 우리는 흡사 현정부가 보기에 불온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대도 정부소속이니까 불온도서를 선정할 수 있겠죠? 그럼?
둘째는 공익의 목적이란 무엇일까요? 저 책을 읽는다고 해서 공익에 위배된다는 논리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책 한권 읽었다고 사람의 가치관이 180도 바뀔 수 있을까요? 군인들은 사고 능력이 저하되어 있으니 책을 읽음으로 해서 저자의 사상에 젖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리고 법원이 말한 법률에 근거하였다는 것은 헌법과 충돌이 생기는 부분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법을 전공하지는 않아서 모르지만 이런 조치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 위협이 되고 시장경제와 적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나와 개인의 사상의 자유와 비교했을 때도 문제가 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런 책들이 최근에만 출간된 것도 아닐 것인데 이전 정권과는 다른 모습에 이명박 정부의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저희에게 불온한 생각을 품게 만드는 정치인과 각료들, 언론들은 '불온'한 것으로 묶어주실 수는 없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