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별자리인 까마귀자리는 바다뱀자리와 컵 자리 근처에 있는 별자리입니다. 이 별자리와 관련한 두 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모두 까마귀의 거짓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1. 까마귀의 무책임한 고자질
원래 까마귀는 까만색깔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태양신 아폴론이 데리고 있던 말을 할 줄 아는 은색 빛깔의 새였습니다. 아폴론은 테살리아 왕녀인 코로니스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었는데 코로니스에게 이 은빛 까마귀를 주었습니다.
이 까마귀의 역할은 천계와 인간계를 오가며 아폴론에게 코로니스의 근황을 전하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 코로니스가 낯선 남자와 얘기 나누고 있는 것을 본 까마귀는 아폴론에게 날아가 코로니스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고자질하게 됩니다.(실제로 바람을 피운 건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말이지요)
분노한 아폴론은 화살을 날려 코로니스의가슴을 맞췄습니다. 코로니스가 죽고 나서야 아폴론은 자신이 성급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무책임하게 고자질을 한 까마귀에게 크게 화를 내 사람의 말을 못 하게 하고 검고 추한 모습으로 까마귀를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까마귀가 하늘에 올라 별이 된 것입니다.
2. 까마귀의 거짓말
또다른 이야기로는 아폴론이 샘물을 마시기 위해 까마귀에게 물심부름을 시켰으나 심부름을 하던 도중 탐스러운 무화과 나무를 발견한 까마귀는 심부름도 잊고 열매가 익기만을 기다리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이 무화과 열매를 먹고 난 뒤에야 자신이 늦을 것을 깨달았죠. 아폴론에게 혼이 날 것을 두려워한 까마귀는 물뱀과 싸우다가 늦었다고 거짓말을 하기 위해 물뱀을 잡아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폴론은 까마귀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고 이에 분노하여 까마귀와 물뱀, 물컵을 모두 하늘로 던져 별자리가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사실 이 물뱀은 까마귀자리 근처에 있는 바다뱀자리의 주인공으로 전에 히드라의 별자리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헤라클레스가 무찌른) 이 까마귀자리의 전설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네요.
까마귀자리는 5개의 별로 구성된 별자리로 2.6~4.2등성의 약간 어두운 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별자리 우측(까마귀자리와 컵자리 사이)에는 하트 은하로 불리는 NGC4083 이 있습니다. 이 은하는 두 은하가 겹쳐 보이는 것으로 보이기만 그렇게 보일 뿐, 실제 두 은하의 거리는 어마어마하게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