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의 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은 과학적일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에 대한 과학적 고찰

제가 어렸을 때는 속담, 사자성어 같은 것을 학교에서 많이 가르쳤었습니다. 속담집 같은 책들이 잘 팔려나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때 알게 된 속담 중 하나가 바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였습니다. 이 속담의 의미는 낮이든 밤이든 내가 하는 얘기는 듣는 자들이 있으니 말할 때 늘 신중하고 아끼라는 뜻입니다. 근데 왜 낮말은 새가 듣는다고 하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옛 선조들은 생각했을까요?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요?

시간에 따른 음파의 전달

말이란 음파(Sound wave)입니다. 음파는 공기를 매질로 하는 파동입니다. 공기가 없다면 소리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기는 균질한 물질이 아닙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지 지구 상에 공기의 밀도와 온도는 매번 변화하고 바뀝니다. 높은 곳으로 오를수록 공기의 밀도는 낮아지죠. 낮에는 공기가 따뜻해지고 밤에는 차가워집니다.

이렇게 소리의 매질이 변화하면 소리의 전달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낮과 밤에 따라 음파의 전달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낮에는 지표면이 달궈지면서 온도가 높은 공기가 지표면에 있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공기가 그 위에 존재하게 됩니다. 지표면에 가까운 공기의 에너지가 더 크고 공기 분자들의 활동이 더 활발하다는 의미죠.

그래서 소리는 온도가 높은 매질에서 전달속도가 빠릅니다.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소리의 전달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소리의 속도가 줄어듭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소리가 위쪽으로 굴절됩니다. 소리가 위쪽으로 확산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밤에는 지표면이 빠르게 식으면서 낮은 온도의 공기가 지표면에 머물고 천천히 식고 있는 공기가 위쪽에 있게 됩니다. 지표면에서의 소리의 전달 속도가 느려지고 위쪽 공기를 매질로 하는 소리의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릅니다.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음파 전달 속도가 느려지므로 소리는 땅쪽으로 굴절됩니다. 소리가 아래쪽으로 확산된다는 뜻이죠.

출처 : LG사이언스랜드

즉, 낮에는 소리가 위로 퍼지고 밤에는 아래로 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낮말은 위에 있는 새가 더 잘 듣게 되고 밤말은 땅에 있는 쥐가 더 잘 듣게 되는 것이죠. 같은 원리로 밤에 더 소리들이 잘 들리는 이유가 위로 확산하지 않고 아래로 소리가 내려앉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낮에 호숫가에서 말이 더 잘들리는 이유는?

비슷한 개념으로 호수가에서도 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호수에 있는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에 온도가 천천히 오르거나 내려갑니다. 해가 떠 있는 낮에도 땅에서와는 반대로 호수면 위의 공기 온도가 더 낮아지는 반전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호수 위에서는 낮에도 소리가 위쪽으로 굴절되지 않고 호수면으로 굴절되어 소리가 더 멀리까지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낮이라고 할지라도 호수 위에서 한 말이 더 잘 전파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낮이든 밤이든 호수던 육지던 항상 말조심은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만고의 진리임에는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