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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 에세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들

어쩌면 우리는 학교 교육이나 책에서나 사람들에게서 잘못된 정보를 받고 그걸 사실인 듯 믿고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나 책에서 가르쳐주던 것들이 사실이 아닌 경우들을 종종 만나게 되면 놀라움을 갖게 되기도 하죠. 그리고 그 잘못된 사실이 매우 유명했던 어떤 것이라면 그 충격의 크기는 더 크게 됩니다. 아래에 소개해드릴 그런 사례들을 통해 혹시 여러분도 그동안 상식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피사의 사탑에서 공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근대과학의 아버지로 부리는 갈릴레이 갈릴레오와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 중 피사의 사탑에서의 공 낙하 실험이 유명한데요.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무거운 물체가 일찍 떨어진다고 믿었으나 갈릴레오는 낙하 속도는 물체의 무게와 관계가 없음을 밝혀냈습니다. 이건 실제로 공을 떨어뜨려서 알아낸 사실이 아니라 논리적 추론을 통해 밝혀낸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물체의 낙하에 관하여 그의 저서 "두개의 새로운 과학에 관한 대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무거운 물체가 먼저 땅에 떨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를 서로 연결해서 떨어뜨리는 경우를 고려해 본다면, 무거운 물체는 빨리 떨어지려 하고 가벼운 물체는 그보다 늦게 떨어지려 할 것 이므로, 그 결과는 처음의 무거운 물체 하나만인 경우보다는 늦고, 가벼운 물체 하나만인 경우보다는 빨리 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 물체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전체 무게는 더욱 무거워 져서 더욱 빨리 떨어져야 옳다는 결론도 나온다. 하나의 가정에서 이처럼 상반된 두 결론이 나왔으므로, 그것은 애초의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거운 물체나 가벼운 물체나 동시에 떨어져야 옳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논리를 통해 기존의 '무거운 물체가 빨리 떨어진다'는 생각이 틀렸음을 밝혀낸 것이지 피사의 사탑에서 직접 실험해보진 않았습니다. 그저 그의 제자들이 지어낸 말입니다.



2. 만리장성은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 학교에서 만리장성에 대해 배울 때, 우주에서도 보일만큼 거대한 구조물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고대 진나라(시황제) 때 흉노족 등의 유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기존의 성곽을 잇고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축조하여 만든 거대한 성곽입니다. 이후 명나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대 왕조에서 지속적으로 보수하고 개축 및 신축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남아 있으며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입니다. 만리장성의 길이는 확실하게 알려진게 없습니다. 2700km라고 했다가 8천여 km라는 말도 있고 21,000km라는 얘기도 있고 그렇습니다. 지도상 거리는 2700km 정도 되는가 봅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이 우주에서도 보일만큼 또는 달에서 보일만큼 크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중국 최초 우주인인 '양리웨이'가 우주에서 귀환후 인터뷰를 통해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주는 커녕 지상 160km만 올라가도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3. 혓바닥 부위별로 맛을 느끼는 곳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정말 큰 충격을 받았던 것 중 하나입니다.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혀 맛 지도를 가지고 시험도 봤었었는데 말이죠. 학교에서 배울 때는 혓바닥의 각 부위별로 맛을 느끼는 곳이 틀리다라고 배웠었는데 사실은 부위별로 맛의 민감도가 다르다는 것이 와전된 것이었고 진짜는 혀 끝이 더 맛을 잘 느끼고 중심부로 갈수록 맛을 둔감하게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는 지 모르겠습니다.




4.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은 오역일 뿐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명언이죠.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우리는 예술인이든 아니든 한번씩 얘기해보곤 했을텐데요. 사실 이 말은 번역의 실수가 낳은 명언이라고 합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누가 했을까요? 이 말은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입니다.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의 아버지인데 예술에도 능통했던 걸까요? 아닙니다. 이건 번역이 잘못된 것입니다..


▲ 히포크라테스 흉상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을 뿐입니다. "Ars Lunga Vita Brevis" 영어로 번역된 것을 보면,

Life is short,

and art long,

opportunity fleeting,

experimentations perilous,

and judgement difficult.


인생은 짧고,

배움의 길은 멀고,

기회는 쉬 손에 잡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나 실험은 너무나 큰 위험이 도사리며,

판단은 어렵다.


누군가 Art를 예술이라고 번역한 실수를 한 것입니다. 예술이라고 하면 Arts라고 했을텐데, 그냥 Art는 기술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도 원 제목은 'The art of Loving'입니다. art는 기술을 뜻합니다. Encyclopedia of Word and Phrase Origins 해석한 것을 보면 ‘life is so short, the craft so long to learn’. 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명확히 기술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5.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생각해 내지 않았다.

고전역학을 집대성한 뉴턴의 가장 큰 업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만유인력을 생각해 낸 것일텐데요. 그 유명한 일화가 사과나무 아래에서 뉴턴이 앉아있는데 갑자기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후대의 계몽사상가들에 의해 지어진 이야기 일 뿐입니다.



사실 뉴턴은 아주 오랜 시간 만유인력에 대해 연구를 해왔던 사람이고 물건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지구의 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 최초의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뉴턴에 의해서 하늘이건 땅이건 모두 동일한 만유인력과 운동법칙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들이 법칙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뉴턴은 단 한번도 자신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뉴턴=사과 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가짜뉴스의 고착화랄까?



6.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지 않았다.

에디슨의 수많은 업적 중 최고로 칭송받는 것 중 하나가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알고 계시다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계신 것입니다. 이미 에디슨 이전에 전기와 전구는 발명되어져 있었습니다. 그럼 전구와 전기와 관련해서 우리가 에디슨을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은 에디슨이 전구를 오래가게 제품을 개량한 것 뿐입니다. 정확히는 에디슨은 전구에 오래 불이 들어오도록 할 수 있도록  필라멘트를 개량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케팅의 귀재였습니다. 그리고 이 혼자 만든 것도 아닙니다. 정확히는 그의 연구팀이 에디슨의 전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전구를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7. 예수 탄생일은 12월 25일이 아니다.

매년 12월 25일이 되면 전 세계가 예수 탄생이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즐깁니다. 예수님과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거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거나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곤 하죠. 하지만 진짜 예수의 생일이 12월 25일일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예수의 탄생일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성경에도 명확히 연도가 나와 있지 않고 각 복음서마다 내용이 어긋나는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예수 탄생 설화 시점 당시 헤롯왕이 등장하는데 유대왕국의 마지막 왕조를 개창한 헤롯왕의 재위 기간은 기원전 37년 부터 기원전 4년까지입니다. 예수 탄생 년도를 기점으로 하는 A.D.(Anno Domini·주님의 해)도 맞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재 예수 탄생일을 기념하게 된 계기는 태양신 숭배와 관련있습니다.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매 7일에 한 번 교회에 가는 예배일로 삼으며 그 날짜를 일요일(태양의 날)로 삼은 것 역시 태양신 숭배의 산물이었습니다.(12월 25일은 태양신 미트라 탄생일입니다.) 또한 크리스마스는 336년 공표되었는데 당시 기독교와 경쟁하던 태양신 신앙을 대체 또는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후 유럽으로 크리스마스가 퍼져 나가면서 다양한 이교도 축제들이 흡수되면서 지금의 크리스마스가 만들어졌습니다.(산타클로스 포함)



결국 크리스마스는 과거 로마시대 국가 수호신인 ‘솔 인빅투스’ 신을 기념하는 태양절을 시작으로 여러가지 정치적인 목적으로 태양절과 여러 이교도의 기념일과 예수 탄신일을 동일시하게 만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또한 다양한 설 중 하나입니다.


▲ 태양신 미트라


지금까지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알고 계셨던 것도 있을 것이고 처음 들어본 것도 있으실텐데요. 앞으로 지식을 대할 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