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0계단. 알쓸신잡에서 보지 않았다면 존재조차 몰랐던 곳일 것입니다. 6.25사변이후 부산으로 피난온 수많은 사람들이 이 40계단에 앉아 다른 가족들이 소식을 듣거나 잠시 고된 몸을 쉬도록 했던 곳이었습니다. 그 어떤 곳보다 피난민들의 애환이 깊게 묻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부산중앙역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지금 이곳은 40계단 테마거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40계단이 규모 자체가 작아서 오히려 이런 테마거리가 조금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있는 40계단은 원래의 그 계단이 아니라고 하네요. 조금 아래로 옮긴 것이랍니다.
40계단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고층건물이 없었을 것이고 부산바다가 이 곳에서 아주 잘 보였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이곳에 서서 과거 피란민들의 삶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계단 좌우에 있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주 오래된 것 같은 이발소가 있었고
맞은편에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날도 추우니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기 위해 카페 '와키와키커피(WAKEY WAKEY COFFEE)'에 들렀습니다. 이곳에서의 전망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커피맛도 괜찮았어요.
40계단 문화관을 가보고 싶었는데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고(월요일에 방문했어요) 아쉬운을 뒤로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이 원형 경사로를 올라가면 40계단 문화관이 나옵니다.>
옛날 40계단에 앉아 몸을 쉬곤 했던 피난민들이 지금의 부산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인간들의 삶이 이토록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동을 부산에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