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이란 말은 몇몇 지도자들에겐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빨갱이다~빨갱이다~라고 외치는 매카시즘은 우리의 현대사를 끊임없이 관통되어 왔다.
과거 북한침략에 의해 잔인하게 도륙당하고 약탈당한 자들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머리에 뿔이 달린 것만 같았던 북괴가 악몽처럼 평생을 따라다니는 피해자들도 있겠지만, 그동안 정부와 언론에 의해 실체가 없는 기억을 주입받아 생긴 학습된 악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빨갱이가 아니지만 권력이 빨갱이로 규정해버리는 바람에 삶을 마감해야 했던 안타까운 생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역시 평생을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상반된 트라우마를 모두들 가지고 살아가게끔 만들어졌다. 그러나 과거 중세시대 마녀재판처럼 주장하는 자가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정권이 빨갱이를 외칠때) 그 주장을 당하는 사람은(빨갱이로 지목된 사람은) 꿈틀거리는 지렁이 같다. 꿈틀거릴 뿐, 자신을 짓밟은 발을 치울 수는 없다.
이런 힘의 불균형 속에서 모두가 지닌 트라우마인 '빨갱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과거 유신정권과 군부정권에서 정부에 의해 그릇된 판결과 고문에 의한 거짓진술이 얼마나 많이 있었는지 우리는 최근 일련의 재판결이 되는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21세기를 넘어서고 World Wide Web으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고 우주로 위성들을 쏘아대고 있는 이 시점에도 구닥다리 '종북몰이'는 여전히 강력한 지배수단인 것 같다. 다만, 과거에 비해 너무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이 종북을 써먹는다는 것이 우려스럽고 개인적으로는 짜증스럽기까지 한다.
정부규탄 촛불집회를 하면 종북이고,
FTA 반대하면 종북이고,
노무현을 좋아하면 종북이고,
대기업을 규제하자면 종북이고,
4대강을 비판하면 종북이고,
좌파라고 하면 종북이고,
세월호 진상규명 해야한다고 하면 종북이고,
대통령을 비판하면 종북이고,
노란 리본을 달면 종북이 된다.
<출처 : 한겨레>
오늘은 무상급식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이 종북이 되었다. 경상남도는 '친환경 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가 종북세력이고 무상급식중단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배후를 조정하고 있다고 성명을 낸 것 때문에 아이들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오늘부로 종북세력이 되었다.
<경남도의 '종북논란 성명서', 출처 : 경향신문>
종북몰이를 하는 세력들이 말하는 종북주의자들은 국가의 일에 무조건 반대하여 선량한 국민을 선동하여 국가전복 혹은 사회혼란을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공약대로 무상급식을 실천하라고 하는 자들이 밥 논쟁으로 국가전복을 꾀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유치함이란..
이 나라는 국민이 함부로 국가를 비판하지 못한다. 그랬다간 바로 종북주의자가 되어 사회에 불만을 품은 부적응자나 간첩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효과적이고 간편한 프레임인가. 이 프레임을 깰 수 있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행동이다. 지금의 경남도 학부모들처럼 행동으로 국민들의 권리를 요구하고 잘못된 것을 비판하는 수가 많아진다면, 더이상 '종북'이라는 케케묵은 여론몰이는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오늘 경상남도의 저 성명은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더불어 눈뜨고 못봐줄 정도로 유치찬란하다.
무상급식은 홍준표의 약속이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4968>
혹시 나도 빨갱이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포스팅을 썼었다.(현 정부의 기준이라고 심히 추정가능한)
아래 포스팅을 읽어보고 혹시 이미 나도 정부와 우익들이 말하는 좌빨이 되진 않았는지 자가검증을 한번씩 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