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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

역대급 감염병 때 나왔던 기가 막힌 처방들

이제 정말 코로나가 종식을 맞는 거 같습니다. 코로나의 독성도 약해지고 있고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항체가 형성되어서 코로나 감염이 안된 사람들 찾는 게 더 어려울 지경까지 왔습니다. 이 코로나 시기는 평생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에서 발병된 지 2년 반이 다 되어 갑니다. 우리 생에 이토록 오랫동안 그리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던 감염병이 있었을까요? 최소한 최근 수십 년간은 없었습니다. 혹자들이 말하듯 이제 우리 문명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것은 현대 문명이 얼마나 비문명적인가를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나라들에서는 의료 붕괴를 보여줬고 도시에 사는 사람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나 선진국에서 사는 사람이나 상관없이 가짜 뉴스를 맹신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COVID19 관련 가짜 뉴스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할 것 없이 코로나 관련 가짜 뉴스들로 사람들의 분통을 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백신 무용론’, ‘바이러스는 5G를 타고 이동한다’, ‘감염자를 쳐다만 봐도 옮는다’, ‘소금물로 바이러스를 치유할 수 있다' 등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소금물로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는 허위 뉴스는 우리나라의 한 교회에서 퍼트린 것입니다. 모두 과학적 근거라고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명백한 가짜 뉴스입니다.

비단 이런 가짜 뉴스들이 현대에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그나마 지금은 교육이 어느 정도 된 상태이고 인터넷의 발달로 팩트 체크가 쉽게 되는 것이 다행입니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과거 페스트, 콜레라, 천연두 등의 코로나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었던 역대급 감염병 또는 전염병 때는 어떤 가짜 뉴스들과 가짜 정보들이 판을 쳤을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역대급 감염병에 나온 기가 막힌 처방들

페스트(PEST)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페스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감염병입니다. 1347년 유럽에서 발발한 페스트는 단 5년 만에 유럽 인구의 30%를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페스트의 매개체는 쥐에 사는 벼룩이었는데 쥐벼룩의 침에 섞인 세균이 쥐와 동물들 사람들까지 공격하면서 죽음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페스트의 증상

페스트의 증상은 종류에 따라 3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가 선 페스트입니다. 선 페스트는 사타구니, 겨드랑이에 있는 림프절이 엄청나게 부어오르게 만듭니다. 내출혈이 일어나면서 새카맣게 변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폐 페스트입니다. 선 페스트와 달리 비말 감염이 가능합니다. 치사율이 90%에 이릅니다.

마지막은 패혈성 페스트인데 치사율이 100%입니다. 혈액에 문제가 생기는 페스트입니다.

당시 말도 안 되는 페스트 치료법

페스트로 마을들이 쑥대밭이 되자 사람들은 이를 해결한답시고 말도 안되는 원인을 규정짓고 치료법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 치료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르네에서 생산된 좋은 와인 마시기 : 아마도 그 생지옥 같은 나날 중에서도 와인을 판매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 시궁창에서 살기 : 더러운 곳에서 살아야 병도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 에메랄드 부숴 먹기
  • 페스트 걸린 사람 쳐다보지 않기 : 영혼이 눈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 눈으로 전염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 생 양파를 썰어 집안 곳곳에 두기
  • 오줌과 고름 마시기
  • 개구리 터트리기 : 부풀어 오른 림프절에 개구리를 올려놓으면 개구리가 독을 흡수해서 부풀어 올라 터진다는 발상입니다.
  • 피 뽑고 대변 바르기 : 부풀어 오른 림프절을 터트려 피를 뽑은 다음, 그곳에 대변을 바르는 처방을 실제 의사가 내렸습니다.

이런 치료법들은 더 많은 희생자를 낳았을 듯합니다. 실제 페스트가 사라지게 된 이유는 그저 오랜 거리두기와 활동 금지로 전염이 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 것입니다.

매독(Syphilis)

매독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입니다. 1495년 이탈리아 나폴리를 점령한 프랑스 샤를 8세 군대에서 발병하기 시작하여 유럽 전역에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당시 유럽은 문란한 성문화가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독은 더 빨리 퍼질 수 있었고 그 대상 또한 평민부터 귀족, 왕족, 성직자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매독의 증상

매독은 피부발진, 피부 궤양이 발생합니다. 신경계, 내장에 매독균이 옮겨가게 되면서 대동맥, 뇌, 척수 및 기타 기관을 손상을 일으키다 죽음에 이릅니다. 지금이야 매독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지만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중세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매독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말도 안 되는 매독 치료법

마땅히 원인도 모르고 과학적 치료방법이 없었던 당시 매독은 어떻게 처방하고 치료하였을까요? 놀랍게도 수은을 이용한 처방을 했습니다.

맹독성의 수은을 환부에 바르거나 먹는 방법을 썼다고 합니다. 수은을 바른 뒤 열기를 가해 땀을 빼고 나면 세균도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수은이 포함된 증기를 흡입하거나 수은이 들어 있는 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치료법을 받은 사람은 매독보다 수은 중독으로 먼저 죽었을 것 같습니다.

 

천연두(Smallpox)

지금은 천연두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천연두는 WHO가 공식적으로 지구 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선포한 감염병입니다. 그래서 잘 모를 수 있지만 이 천연두는 20세기에 약 3억 명을 죽인 병입니다. 운이 좋아 살아남아도 얼굴에 곰보자국을 남기게 되어 죽을 때까지 고통을 받게 합니다. 요즘도 미모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과거라고 안 그랬을까요?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얼굴에 수많은 곰보자국을 남겼다면 그 삶이 과연 행복했을까요?

다행히 에드워드 제너라는 분의 우두법 덕분에 우리는 천연두를 정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말도 안 되는 천연두 치료법

천연두는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을 창시하면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과학적 접근만이 늘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하지만 천연두가 뭔지 모르고 바이러스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안되는 치료법이 성행하였습니다.

  • 묽은 맥주 마시기 : 천연두에 걸리면 24시간마다 묽은 맥주를 12병 마시도록 권장하였습니다. 맥주 판매상이 말한 것이 아니라 의사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앞서 페스트부터 매독, 천연두에 이르기까지 의학과 과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의 팬데믹에 근거 없이 성행한 말도 안 되고 기가 막힌 치료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역사들을 들여다볼 때마다 내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참 감사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고도로 과학이 발전한 시대에도 근거 없는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것도 100년 후 후대들에게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회자될 것 같습니다. 페스트가 그랬듯, 천연두가 그랬듯 코로나19도 하루빨리 완전 종결하여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생활을 다시 영위하는 때가 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