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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로또는 정말 조작일까

로또 조작설과 관련하여 간단한 통계적 검증

수많은 국민들을 1주일간 행복감에 젖게 하는 로또. 지난주 5천원이라도 당첨되셨나요? 안되셨다구요? 저도 그렇습니다. 보통 안되는게 너무 당연합니다. 5천원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지만 확률적으로 5천원 이상 되는게 안되는 것보다 낮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로또가 매주 10명 가까이 나오는걸 보고 사람들은 '이거 조작 아니야? 이렇게 1등 당첨자가 많다고?'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당연하죠. 매주 10명 가까이 당첨되는 것에 왜 나에겐 기회가 오지 않는가에 대해 울분일 것입니다. 왜 나에겐 기회가 오지 않는가 그리고 이렇게 많이 당첨되도 되는건가에 대한 확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책 위의 종이가루를 뿌리는 여자

로또 당첨확률

로또는 흔히 번개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합니다. 실제로 로또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 1이라고 말하죠. 실제 확률 계산식으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45개의 숫자공 중에서 6개가 일치할 확률

= (6/45) × (5/44) × (4/43) × (3/42) × (2/41) × (1/40) = 1/8,145,060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벼락맞을 확률이 8만분의 1이니 로또 1등 당첨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로또 1등 당첨이 되려면 벼락 100번 맞을 확률과 같다니 우리가 1등 안되는건 너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낮을 확률이 매주 여러번 일어나고 있다니 이상할만 하죠.

 

매주 로또 1등 당첨 적정 수

앞서 살펴본 로또 당첨 확률 1/8,145,060에 따르면 로또는 몇개나 당첨되어야 적당할까요? 지난 토요일 발표한 로또 971회차 당첨자는 6명입니다. 6명이나 나오다니 하시겠죠? 이 회차의 판매 대금은 94,471,924,000원이었습니다. 로또 한게임당 1,000원이니 지난주 총 판매된 로또는 94,471,924게임이었습니다. 총 94,471,924개의 숫자 조합이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94,471,924개 숫자 조합에서 1등은 몇번이나 나와야 할까요? 1등 당첨 확률이 1/8,145,060이니

94,471,924 ÷ 8,145,060 ≒ 11.6 입니다.

즉, 최소한 11개의 1등 당첨번호가 나와야 정상이란 얘기입니다. 이 회차 1등 당첨자는 6명이니 어찌보면 너무 1등이 적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보니 1등이 내가 아닐 뿐이지 오히려 1등이 아예 없거나 1~2명만 나오는게 더 조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전 회차(970회)에서는 1등 당첨자가 14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총 판매된 게임수는 93,268,371개였습니다. 확률상 970회에서는 11명의 당첨자가 나와야 정상입니다. 이런 확률에서 14명의 1등이 나왔다는 것은 정상으로 보여지지 않으신가요?

중요한 것은 당첨자가 1~2명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확률일 뿐입니다. 11명의 당첨자가 나올 확률이 많다는 얘기이지 단 한명의 당첨자가 안나오거나 100명의 당첨자가 나올 확률이 아주 0은 아니라는 것이죠. 어떤 수의 당첨자도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그 확률이 적을 뿐이죠.

로또 번호 적는 모습

그런데 왜 나에게 당첨 순서는 오지 않을까

사람들이 로또를 많이 구입할수록 당첨자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해도 그동안 몇년을 매주 로또를 구입했는데 왜 내겐 기회가 안오는가라는 불만에는 안타깝게도 그것 또한 당연하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로또를 구입해 오고 있다고 해서 내 로또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게 아닙니다. 로또는 '독립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독립변수는 지난 번의 당첨 결과가 이번 당첨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로또는 매번 새롭게 리셋(reset)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로또 추천 업체들이 지난 회차 분석을 통해 새로운 번호를 회원들에게 추천하는데 사실 아무 의미없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회차의 당첨 번호는 이번 로또 당첨 번호 등장과 아무런 연관을 주지 않는 독립변수라는 것을 무시하고 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그 로또 추천 업체에서 주는 번호나 지난주 로또 당첨 번호나 당첨 확률은 똑같습니다. 지난 주 당첨번호가 이번주 당첨번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로또는 독립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년 동안을 로또에 도전했다고 한들 이번주 로또 처음 시작한 사람과 이번 회차에서의 당첨확률은 똑같습니다.

당첨확률을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당첨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정녕 없다는 것일까요? 있습니다. 앞서 1등 당첨자 수에서 얘기했듯이 많은 숫자 조합을 가지고 있다면 당첨확률이 그만큼 올라가는 것입니다. 즉, 많은 수의 로또를 구입해야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 겁니다.

5천원어치 구입한 사람과 10만원어치 구입한 사람은 당첨확률에서 20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로또 구입 비용을 인당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당첨확률이 낮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저 말그대로 운에 맡기는 수 밖에요. 그래서 재미로 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선행을 쌓았든 조상님이 나라를 구했든 간절하게 기도하든 그런 것과 상관없이 수학적 계산에 따라 당첨이 결정될 뿐입니다. 여기에 어떤 의미부여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번주도 당첨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을 겪은 것일 뿐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의미가 없는 사람이거나 재수가 없는 사람이거나 뭘 해도 안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저 아주 낮은 확률에서 아주 정상적인 과정으로 당첨이 되지 않은 것일 뿐 여러분은 여전히 이 세상에서 빛나는 존재이고 소중한 사람이며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815만 분의 1 확률에는 들지 못했지만 내 가족에게, 내 연인에게, 내 동료에게, 내 친구에게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을 확률은 1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