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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

연돌현상 - 고층건물의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히는 이유

추운 겨울이 되면 내가 근무하는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가끔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히는 현상 경험해보셨나요?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혀 밖에서 누가 문을 밀어서 닫아줘야 했다면 여러분들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요. 사실 엘리베이터에게는 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범인은 바로 '연돌현상(Stack Effect)' 이기 때문입니다.

연돌현상(Stack Effect)란?

굴뚝효과라고도 말합니다. 연돌현상은 초고층 또는 고층건물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 온도차이로 인해 공기가 아래에서 수직 동선을 타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건물 이용자들에게 여러 가지 불편을 야기합니다.

 

건축물 내부의 온도가 바깥보다 높고 밀도가 낮을 때 건물 내의 공기가 부력을 받아 이동합니다. 보통 공기의 흐름은 지하 주차장에서 건물 코어(Core)에 있는 엘리베이터 샤프트(Shaft) 또는 기밀되지 않는 수직 통로 등을 타고 건물 꼭대기까지 흐르면서 주변 공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건물의 각 층은 바닥 및 천정에 막혀 있고 외장 커튼월 쪽은 층간 방화재에 의해 공기의 흐름이 단절되어 있으나 엘리베이터 샤프트는 공기가 수직 이동하기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그래서 연돌현상으로 인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부위가 엘리베이터입니다.

보통 25층 이상 되는 건물에서 연돌현상이 발생되는데 경우에 따라 그 이하에서도 연돌현상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는 건물들도 있습니다. 이 연돌현상으로 건물 시설 담당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초고층 건물이면 생기는 듯합니다. 롯데월드타워도 그렇고 다른 고층 빌딩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고층 건물에서의 연돌효과(Stack Effect)

연돌현상의 피해

엘리베이터 문 개폐 불량

연돌현상은 엘리베이터의 문 개폐를 방해합니다. 특히 최하층과 최상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지하주차장 같은 최하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할 때 문이 열리지 않거나 타고 난 뒤 문이 안 닫히는 문제가 생깁니다. 엘리베이터 내부로 공기의 유입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그 압력으로 엘리베이터 도어가 안 닫히거나 열리지 않거나 하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고 엘리베이터가 안닫히는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연돌현상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제가 아닙니다.

화재의 확산

연돌효과의 무서운 점은 바람을 타고 화재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0층 건물 중 5층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이 불길이 연돌효과에 의해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타고 건물 전층으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연기도 순식간에 확산되는 건 이 연돌효과에 의한 것입니다.

소음

고층 건물에서 근무하는 분들 중 엘리베이터 로비로부터 들려오는 '귀신 소리'같은 바람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면서 연돌효과에 의해 바람이 엘리베이터 샤프트로 꾸준히 이동하면서 엘리베이터 도어 주변 바람구멍으로 바람이 새면서 들리는 소리입니다.

보통 엘리베이터 도어 주변 기밀 시공이 잘못되어서 발생되는 일입니다. 이 역시 엘리베이터 자체 결함보다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 코어의 오픈구와 엘리베이터 도어 사이의 빈 공간을 밀실 하게 막지 못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바람의 원인은 연돌효과입니다.

연돌현상 해결방법

사실 이미 건물이 지어진 다음 연돌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미 연돌효과 저감을 위한 엔지니어링을 준비해야 하는데 세계적으로 연돌효과를 완벽하게 막는 기술은 없다고 보입니다.

우리나라 고층 건물에서도 이 연돌효과 때문에 시설 담당자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해외에서 유명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들에게 용역을 맡겨도 해결책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고층건물에서 연돌현상 해결을 위해 쓰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방풍실 설치

방풍실은 말 그대로 바람을 막는 실입니다.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공간에 문을 두 개 설치하여 사람이 이동할 때 외기가 바로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유리로 만든 방풍실

연돌현상이 심하게 발생하는 건물은 지하 주차장에서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문을 방풍실로 설치하면 바람이 바로 건물 내부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연돌효과를 막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층 건물 지하 주차장 또는 1층에 이런 방풍실을 설치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는 걸 막거나 디자인 때문에 한 것이 아니고 연돌효과 저감을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방풍실에서 사람 이동에 따른 도어 개폐 시뮬레이션 - 바람을 유입을 막는 방법

회전문 설치

회전문도 방풍실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고층 건물 1층 로비로 들어가는 문에 회전문을 설치하는 이유는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는 이유보다는 연돌효과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봐야 합니다.

회전문은 상시 문이 닫혀 있는 효과를 냅니다. 바람이 연돌효과로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데 아주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보통 대형 고층 건축물 1층에 회전문과 더불어 방풍실을 함께 설치한 이유가 연돌효과를 막기 위함임을 이젠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늘 닫혀 있는 효과를 주는 회전문(Revolving Door)

엘리베이터 샤프트 기밀 시공

건물 시공 시에도 엘리베이터 샤프트에서 바람이 새어 나오는 공간을 잘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엘리베이터 샤프트에 바람이 새는 구멍을 일부러 내기도 합니다. 에어 홀(Air Hole)이라고 하는 구멍은 엘리베이터가 수직 이동할 때 공기를 위로 밀어내는데 바람이 나갈 곳이 없다면 부하가 걸리거나 흔들리는 등 사용상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에어 홀(Air Hole)이 연돌효과를 키우는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 사용환경상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에어 홀을 막는 것은 바람 흐름을 저감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각 층별 엘리베이터 도어 주변 골조와 Jamb(엘리베이터 문틀) 사이를 기밀하게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공이 완료되면 확인이 불가능한 부위라 공사 중 철저한 감독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초고층 건물의 골칫거리 '연돌현상'에 대해 설명드렸는데요. 초고층 건물의 고질적인 문제임을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고층 건물에서 엘리베이터 안 닫힘 문제가 발생되면 죄 없는 엘리베이터 수리 기사님께 불평하지 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