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도 숙성해서 먹습니다. 아마 경험적으로 과일을 바로 먹는 것보다 조금 나뒀다가 먹는 것이 더 맛있었음을 아실 겁니다. 흔히 '잘 익었다'라고 말하는 과일들은 당도도 높고 부드러워 식감도 좋습니다. 이렇게 과일이 익는 메커니즘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과일의 익는 과정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나나입니다. 바나나는 노랗거나 약간 푸른 빛이 도는 것을 사 와서 집 안에 놔두면 점점 물러지고 갈변하게 됩니다. 바나나가 숙성되는 과정입니다. 진한 노란색을 띠거나 살짝 갈색 반점이 생기는 정도가 가장 잘 익은 상태이고 이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때, 바로 갓 딴 과일이 가장 맛있을 것 같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과일은 좀 더 숙성해서 먹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특히, 전환성 과일(climacteric fruit)은 더 그렇습니다.
전환성 과일이란?
전환성 과일은 적당한 기후가 되거나 과일에 상처가 생기게 되면 숙성이 되는 과일을 말합니다. 과일 숙성의 과정의 핵심은 '에틸렌'입니다. 과일에서 에틸렌이 배출됨으로써 숙성의 과정이 시작됩니다. 과일이 부드러워지고 맛 분자가 활성화됩니다. 전분과 산의 수치는 감소하고 당도는 높아집니다.
전환성 과일과 비전환성 과일
전환성 과일과 비전환성 과일의 종류에 따라 서로 취급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전환성 과일 | 바나나, 멜론, 토마토, 구아바, 파파야, 두리안, 망고, 패션푸르츠, 키위, 무화과, 복숭아, 자두, 살구, 사과, 배, 아보카도 |
비전환성 과일 | 딸기, 라즈베리, 블루베리, 석류, 체리, 오렌지, 자몽, 레몬, 라임, 피망, 리치, 파인애플, 용과, 포도 |
전환성 과일은 다 익기 전에 수확하여 이동 및 보관하는 과정에서 숙성이 되거나 에틸렌 가스를 주입하여 강제적으로 숙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반면, 비전환성 과일은 작물에 매달린 상태에서만 익기 때문에 가장 잘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게 됩니다. 비전환성 과일은 집에서 숙성시킬 수 없는 과일입니다.
과일 맛있게 먹는 법
전환성 과일의 경우, 이미 유통과정에서 에틸렌 가스 주입을 통해 어느정도 숙성의 단계를 거치긴 하지만 구입해서 바로 먹는 것보다는 실온에서 조금 더 숙성하여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너무 많이 숙성할 경우 상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음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과일 숙성하는 방법은 바나나나 토마토, 아보카도, 배 이런 전환성이 큰 과일들과 함께 두면 과일 숙성이 빨리 됩니다. 마치 갈색 반점이 생기는 바나나 옆에 새 바나나를 가져다 두면 이 바나나도 빨리 갈색 반점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바나나에서 생기는 에틸렌이 다른 과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