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튀기고. 요리할 때 기름 많이 쓰시죠. 기름 쓰는 요리는 기본적으로 음식 향기가 풍요로워집니다. 기름을 두른 팬에 각종 재료들을 볶아내는 동안 풍기는 향기를 참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다양한 기름을 씁니다. 그런 기름들을 식용유라고 부릅니다. 식용유의 종류는 옥수수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 다양합니다.(명절 선물로 자주 들어오죠?)
그런데 이 식용유들이 각각 적정 가열온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많은 분들이 명절 선물로 받은 기름들을 그냥 구분없이 그때 그때 사용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식용유는 각각 '발연점'이라는게 있습니다. 이 '발연점'에 따라 요리할 때 사용해야 할 식용유의 종류가 달라지게 됩니다.
발연점이 왜 중요할까?
발연점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발연점(smoke point)이란 식용 유지의 성질 1항목으로, 시료를 가열하였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합니다. 기름을 서서히 가열해 가면 기름의 일부가 열분해해서 분해 생성물을 발생하고 그것이 눈에 보이는 상태가 되었을 때의 온도를 얘기하기도 합니다.
식용유마다 발연점은 다 다릅니다. 대두유의 발연점은 210℃~220℃, 옥수수유 발연점은 270~280℃, 카놀라유 발연점 240~250℃, 포도씨유 발연점은 250℃, 해바라기씨유 발연점 250℃,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의 발연점은 170~190℃, 참기름과 들기름의 발연점은 160℃입니다.
이 발연점이 중요한 이유는 기름의 온도가 발연점을 지나게 되면 기름의 성질이 변하게 됩니다. 식물성 기름에 많이 포함되어 있던 불포화지방산이 변질되어 트렌스 지방으로 바뀌게 됩니다. 기름속에 있던 다양한 영양분이 소실됩니다. 발암물질이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요리할 때 무조건 기름이라고 가져다 쓰면 안됩니다. 음식할 때 필요한 온도와 각 식용유의 발연점을 매치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적정 온도별 식용유 종류
50℃ 이하
이 온도 아래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기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버터, 라드, 코코넛 오일 같은 고체상태 기름은 녹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다는 불편함만 있을 뿐입니다.
100℃
100℃는 물이 끓는 온도입니다. 이 온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름은 정제되지 않는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 아마씨유, 유채씨유(카놀라유), 소맥배아유, 우지(소기름)입니다. 기름에 데치는 요리가 100℃에 해당합니다.
150℃ ~ 175℃
이 온도는 약불이나 중불로 요리할 때 정도 됩니다. 정제되지 않는 콩기름, 땅콩기름, 옥수수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참기름, 버터, 코코넛 오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온도범위를 사용하는 요리에 해바라기씨유나 카놀라유를 쓰는걸 자제해 주세요. 자칫 발연점을 넘게 되면 기름이 변질될 수 있습니다.
175℃ ~ 200℃
센 불에 볶거나 지지는 요리의 온도입니다. 센불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아몬드유, 동백유, 팜유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정제된 콩기름, 땅콩기름, 해바라기유, 홍화씨유,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을 사용합니다. 이 기름들은 발연점이 높은 기름들입니다. 높은 온도에서 요리할 경우에는 '정제된' 오일을 쓰는게 낫다는 것 알아두세요.
모든 요리를 높은 온도에서 쓸 수 있는 식용유로 하면 되지 않나 싶으실 겁니다. 높은 온도에서 쓰는 기름은 정제 오일인데 정제된 오일은 정제되지 않는 오일보다 불포화지방산 함유가 적습니다. 하지만 고온에서 조리하면서 기름이 발연점이 넘는 것을 방지하 수 있습니다. 발연점을 넘으면서 생기는 문제보다 정제유를 쓰는게 낫습니다. 따라서 영양을 생각한다면 온도별로 식용유를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약불, 중불에서는 정제되지 않는 오일을 쓰는 것이 건강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지금 바로 주방에 내가 쓰고 있는 식용유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그리고 온도별로 쓸 오일을 분류해 두신다면 훨씬 똑똑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