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어벤져스와 같이 DC의 이 영화도 기대를 잔득 했었습니다. 우리가 어릴적 농담삼아 했던 이야기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영화라고 여겼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비슷한 대사가 있었죠 아마? 영화 <친구>에서 등장하는 대사말입니다. '조오련이하고 바다거북이하고 시합하모 누가 이기겠노?'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배트맨하고 슈퍼맨의 대결같은 것은 아닌 것이었습니다.(스포가 될까봐 말씀은 못드리겠네요) 이 영화를 본 감상평은 첫째 너무 진지하고 어둡다라는 것이고 둘째 이야기의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진지함은 DC의 전매특허인가봐요. 원래 슈퍼맨 시리즈도 좀 진지한면이 있고 배트맨이야 워낙 어두움의 상징이시니까요. 그런데 이 둘이 만났으니 진지함과 어두움은 두배가 되는 듯 했습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은 150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툭툭 잘라가는 이야기 전개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이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에서 출발합니다. 맨오브스틸의 출연자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연합니다. 조드 장군이 지구에 침공하면서 메트로폴리탄에서 슈퍼맨과 싸우는 곳이 사실은 고담이었나 봅니다. 슈퍼맨이 전투를 벌일 때 그 곳에 배트맨, 브루스 웨인이 있었죠. 고담시의 악당들과 싸우던 브루스 웨인이 외계인과 싸우기로 결심한 그 과정이 좀 터무니없고 진부한 정의감의 발로같았습니다.
슈퍼맨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지전능할 것 같았던 슈퍼맨은 악당의 꾀임에 넘어가 배트맨과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슈퍼맨의 능력으로 볼 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말이지요.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렉스는 더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입니다. 영화에서는 정신병자로 몰고가고 있는데요. 이 캐릭터가 이런 정신이상자같은 모습을 가지게 된 계기가 단지 하나의 대사로만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악당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있어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배트맨의 악당인 죠커나 슈퍼맨의 악당인 조드장군과는 사뭇 다른 빈약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캐릭터로 비춰졌습니다.
이는 원더우먼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트로폴리탄에에 머물며 렉스를 추적한 이유가 좀 빈약합니다. 그 원인을 배트맨이 해결해주긴 하지만 원더우먼의 등장은 좀 쌩뚱맞는 것 같습니다.(원작에 원더우먼이 등장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차라리 제목을 <배트맨 대 슈퍼맨 그리고 원더우먼> 이렇게 하면 모르겠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우먼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섹시한데다가 강해요^^
가장 허무했던 것은 슈퍼맨과 배트맨이 극적 화해를 하는 장면. 말도 안되고 허무하고 그렇습니다. 싸우는 목적도 화해를 하는 이유도 영화내내 무거운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아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 이유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좀 그랬어요. 최소한 심적 갈등 같은 시간을 더 표현해주었으면 어땠을까요.
앞으로 저스티스리그 후속편들이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모르겠는데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액션씬만을 관객들은 원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 영화가 전투씬이 엄청 볼만하긴 하나 명작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저스티스 리그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들을 위한 떡밥이 깔리는 영화로써는 충분했습니다. 저스티스리그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했지요. 그리고 앞으로의 영화들은 좀 더 짜임새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어벤져스와 맞먹는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을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원더우먼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 합니다. 원더우먼 영화가 하나 따로 나와줬으면 하는 합니다. 이런 매력적인 여전사라니 왜 그동안 저는 원더우먼을 과소평가했을까 반성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