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장갔을 때 로마를 들를 때가 있었습니다. 로마에서 반나절정도 시간이 남아 시내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한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아내가 제게 꼭 부탁했던게 하나 있었죠.
그건 바로 크루치아니 팔찌.
아내는 이걸 몇 개 사다달라고 했습니다. 이 팔찌는 한국에도 있으나 로마가 좀 더 싸다는 것인데... 뭐 이정도야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매장위치를 정확히 모르겠고 일행이 움직이는 길에 이 매장을 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었죠. 그래서 거의 반 포기하고 있을 때쯤. 일행 중 한분이 원래는 코스에 없던 판테온을 가자고 하셨죠. 저희의 원래 코스는 트레비 분수에서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트레비 분수>
원래 판테온을 보고 싶었기도 했고 없던 코스를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크루치아니 매장은 지도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아내가 카톡으로 보내온 말.
"크루치아니 매장은 국회의사당 뒷편에 있어"
"ZARA 매장 근처에 있어"
크루치아니 매장도 모르는데 국회의사당이 어딘지는 더 모르겠더랬죠. 구글 지도에도 명확이 안나오고 말입니다. 그래도 트레비분수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에 ZARA 매장을 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한블럭 이상 떨어진 곳에서 ZARA매장을 발견해서 아마도 크루치아니(Cruciani) 매장을 못들르겠다라고 생각한 순간 예사롭지 않은 건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로마 국회의사당 뒷편, 출처 : 구글지도>
흡사 관공서 같았죠. 건축과 출신의 눈에는 정말 관공서 같았습니다. 혹시 그 건물이 국회의사당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판테온을 보러 가는 도중에 엄청 두리번거렸죠. 크루치아니 매장을 찾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판테온에 도착할 때까지 그 매장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 팔찌보다 더 좋은 건축물 감상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판테온에서 쉬는 도중 아까 봤던 그 관공서 같은 건물이 국회의사당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목적지인 스페인 광장을 좀 빙 돌아가긴 하지만 왔던 길로 돌아서 가자고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다시 돌아가보니 아까 그 관공서는 국회의사당이 맞았습니다.
그럼 분명 그 근처에 내가 찾는 그 매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드디어 찾았습니다.
<크루치아니 매장, 출처 : 구글지도>
<간판도 작고 입구도 작은 크루치아니 매장>
그렇게 유명한 곳이면 가게라도 크거나 간판이라도 화려해야 하는데 크루치아니 팔찌 매장은 작은 가게일 뿐이었습니다. 저는 아내의 선물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건 뿌듯한 일임에 분명합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작은 가게에요. 더구나 손님은 거의 다 한국사람들이구요. 나는 사람들이 왜 이따위 천쪼가리 팔찌를 못사서 안달인가 싶었습니다. 아내의 소원이 아니었다면 쳐다도 안 볼 곳이지요. 이 팔찌는 이 곳에서 개당 보통 10유로 정도의 가격입니다. 저는 4개를 사서 포장을 한 다음 스페인광장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차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혹시나 로마에 가신 분들 이 매장을 저처럼 못찾으실까봐 지도 위치 표시해둘께요~
로마시내는 생각보다 작아서 금방 찾을 수 있을겁니다.
[여러분의 공감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