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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거닐다

베트남 하노이의 많은 공원들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

베트남에는 참 공원(Cong Vien)들이 많아요. 물론 베트남 전체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제가 거주했던 베트남 하노이만으로 한정해봐도 크고 작은 많은 공원들이 있어요. 특히 하노이는 지질학적 특성과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웅덩이, 연못, 호수 같은 것이 많은 곳이에요. 그렇게 조성된 호수 근처에는 여지없이 공원 또는 식당들이 배치가 되어 있죠.




들리는 말에 따르면 베트남에 이렇게 공원을 많이 조성해 놓은 것은 사회주의 시절 국민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쉴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어요. 통치의 한 수단이였다는 것이죠. 하지만 제 생각에 굳이 통치를 위한 수단이 아니더라도 그런 수공간이 있으면 공원을 만들고 싶어질 것 같기는 해요.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호떠이(Ho Tay)나 유명한 호안끼엠(Hoan Kiem) 호수 주변에도 여지없이 공원 또는 산책로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공원에서는 어떤 모습들을 볼 수 있을까요? 제가 하노이의 모든 이런 호수 또는 공원을 들러보진 않았지만 좀 크다싶은 곳. 또, 유명한 곳은 대충 둘러봤거든요. 하노이의 공원은 생각보다 굉장히 역동적이였습니다. 


1. 공원들은 보통 산책로가 있어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 걷는 운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왜 운동을 굳이 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어느순간 저도 그렇게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공원을 빙빙 돌며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원에는 큰 나무도 많고 벤치도 많아요. 그래서 쉬러 나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수 근처라면 땀 뻘뻘 흘리면서 걸어다니다가 벤치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면 한적하니 참 좋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많이 다녔어요. 밤에도 엄청 덥긴 하지만요.



<아이들은 롤러블레이드에 빠져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공원 - Cong vien Thong Nhat>

<롤러블레이드로 묘기를 하는 아이들>


2. 그리고 공원에는 사람만 오는 것은 아니에요. 베트남에는 애견인들이 상당히 많답니다. 밤만 되면 대형견들을 공원들로 데리고 나와 애견인들끼리 정모를 가지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호안끼엠 호수 주변이나 레닌광장에서 개들이 모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베트남 개들은 참 순해요. 잘 짖지도 않고 사냥개 같은 엄청 큰 개들이 자주 보여서 좀 근처에 가면 무섭기도 한데 너무 더워서 그런지 몰라도 개들이 온순해요. 사납게 구는 애들을 본 적은 없네요. 그리고 자주 누워있어요. 덥기 때문이겠죠. 여튼, 베트남도 애견인구가 꽤 된다는 사실은 제가 베트남에 대해서 가진 고정관념을 깨주었던 한 사례입니다. 우리보다 베트남이 못사는 국가라고 단정짓고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고착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베트남 생활동안 처절히 느낀 것입니다.


레닌공원




3. 공원은 아주 주요한 데이트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 남녀가 해가 진 공원안에서 자주 보이곤 합니다. 저희 부부도 산책하다가 그런 사람들을 보면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조심 다른 길로 사라져 주곤 했답니다. 역시 사랑을 하는 모습은 세계 어디서나 똑같습니다. 하지만 중년 부부가 그렇게 있는 모습은 잘 보기 힘들더라구요. 오히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공원에서 주로 도박을 합니다. 장기를 두던지.





4. 중년들은 공원에서 주로 스포츠댄스를 즐깁니다. 베트남 사회체육이에요. 그래서 어느 공원에서든 사람들이 모여서 살사, 왈츠, 탱고 등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강습도 하구요. 실력들도 상당합니다. 가끔 젊은 학생들도 스포츠댄스를 추는 것이 보입니다. 


베트남 춤







5. 만일 연못이 있는 곳이면 낮에 이 곳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꽤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도 많고 더운 날씨 덕에 녹조현상까지 보이는 이 연못에서 물고기가 과연 살까 했지만 심심치않게 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북이도 살구요. 하지만 저걸 먹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사양하고 싶네요.




<공원 놀이터에서 아이들도 고기를 잡네요 ㅎㅎ>


이렇듯 베트남 하노이의 수많은 연못과 공원들에서는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의 여유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베트남 사람들 뿐 아니라 저같은 외국인들에게도 너무 좋은 공간입니다. 하노이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런 공원에서 베트남의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너무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기공수련하는 분도 봤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