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상경한지 이제 반년에 지났습니다. 그 전에는 장모님과 아내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살아본 것은 처음일 것입니다. 아.. 그 전에 베트남에서 살았었네요. 한국에 오자마자 서울로 이사했습니다만, 같은 나라에 살면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본 것은 처음이라고 얘기해야 옳을 듯 합니다.
아내도 이런 상황이 힘들 것입니다. 부모님과 가까이 산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이득(?)이 있는 법이죠. 저희도 그랬습니다. 전에는 상당히 많은 음식들을 받았었어요. 특히, 장모님, 장인어른께서 주말농장을 하시는데 거기서 나오는 것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아니 저희가 먹는 거의 대부분이 그 주말농장의 결과물이였습니다.
<순창 쌍치면에 있는 주말농장입니다.>
<매실나무도 있어요. (배나무도 있고 감나무도 있고 밤나무도 있어요)>
<장모님, 장인어른의 주말농장 참고글>
서울에 이사오면서 가져온 김치가 떨어지면서 아내가 장모님께 전화를 했던 모양입니다. 김치를 포함한 이것저것들을 얘기했겠죠. 그 '이것저것'들이 오늘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오후에 아내에게 전화가 와서 오늘 집에서 저녁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장모님이 보내온 택배가 도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고 그 택배안에는 제가 좋아하는 꼬리곰탕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일찍 퇴근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저녁 7반에 퇴근한 것이지만 제겐 꽤 빠른 퇴근 시간입니다.) 운이 좋게도 제 윗사람이 갑작스런 약속으로 7시전에 퇴근한 것이 도움이 되었기도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보니 스티로폼 박스 두개가 와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장모님, 장인어른의 주말농장에서 나온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직접 키운 들깨를 짠 들기름.
직접 키운 부추와 오이고추, 파
배추와 고추, 무 등을 직접 재배해서 만든 김치, 묵은지, 깍두기, 깻잎김치
직접 가마솥으로 고운 꼬리곰탕
메주를 빚어 만든 간장이 들어간 메추리알 장조림
이 첫번째 상자에 있었고
두번째 상자에도 직접 키우신 양파, 감자, 상추가 있었고 친히 구입해주신 오이와 애호박!
역시 직접 키운 고추로 만든 고추가루
봄에 열린 매실로 담근 매실청(매실나무도 있어요)도 있었습니다.
보기만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오늘 온 사랑이 넘치는 음식상자를 가지고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당연 주 메뉴는 꼬리곰탕이죠~
꼬리곰탕에 밥 한공기를 말아넣고 깻잎김치와 새김치, 고추멸치조림을 반찬삼아 근사하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신선한 재료가 주는 깔끔한 맛이 있어요. 마트에서 사는 채소과는 비교를 할 수 없어요.
자녀들의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부모님들의 사랑과 함께해서 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