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에 몽골 울란바토르로 출장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비록 업무 때문이긴 하지만 가보고 싶었던 나라이기도 했기에 룰루랄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인천공항에서 울란바토르 공항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위로만 올라가서 그런지 시차는 없더라구요.
밤 10시쯤 울란바토르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했습니다. 생각보다 공항이 작더라구요. 이 때부터 한국으로 돌아오는 며칠간 제가 울란바토르에서 경험했던 특이했던 것들에 대해 말해볼께요~
<몽골의 초원>
1. 한국사람과 똑같이 생겼다?
공항에 내려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내국인과 외국인 줄이 서로 다르잖아요 전 당연히 외국인 줄에 서서 입국심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옆을 보니 내국인 줄이라고 표시된 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웬걸~ 우리 시골 동네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 어쩜 그리 한국사람들하고 똑같이들 생겼는지요~ 공항 뿐 아니라 몽골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전혀 이국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말 만 안하면 누구라도 한국사람들이라고 믿었을 겁니다.
2. 반한(反韓) 감정
저는 몽골사람들이 반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몽골에 가서 직원들에게 처음 들었습니다. 왜 반한감정이 있을까 의아해 했죠. 생김새도 비슷한데 말이죠. 몽골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한민국이 1998년 외환위기때 상당히 많은 사업가나 자영업자들이 부도가 나거나 했었죠. 그 사람들이 한국에서 발을 못붙이게 되고 찾은 곳 중 하나가 몽골이였데요. 그런데 한국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 몽골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일들로 인해 지금까지 한국사람들을 증오하고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느정도 심하냐면 밤에 한국말을 하면서 걸어가면 퍽치기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하기도 한데요. 그래서 돌아다니더라도 절대 한국인 티를 내면 안된다고 합니다. 물론 관광으로 가시는 분들은 가이드가 안전한 루트로 데리고 다닐테니 괜찮겠지만 혹여라도 자유여행이나 여행시 단독으로 행동하게 된다면 몹쓸 짓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3. 광활한 초원
몽골을 다녀오기 전에는 ‘광활한’이란 단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본 광활한 것은 김제 평야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몽골에서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 초원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드넓은 초원이 끝이 없이 펼쳐집니다. 날씨도 깨끗해서 가시거리가 길어 그 넓음이 더욱 느껴지는 듯 했죠. 그 광활한 초원에 2차선 도로 하나만 나 있는 모습은 달리 표현할 말이 없더라구요. 징기스칸 박물관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초원의 모습은 정말 놀라웠어요.
4. 불안정한 전기
아직 몽골은 기반시설이 많이 부족한 곳이에요. 전기가 특히 그러하죠. 전기의 수급이 불안정하고 전압도 일정하지 않아 전기를 이용하는 제품의 고장이 잦아요. 그리고 예고없이 발생하는 정전이 다반사입니다. 발전기를 보유하지 않는 건물은 그 어떤 건물이든 정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요. 울란바토르에서 그래도 꽤나 유명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예약했었는데 식당에 가보니 정전이 되어 있더라구요. 정전되기 전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촛불 아래에서 밥을 먹고 있었고 우리팀이 도착하니 정전으로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돌아가던지 다시 전기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리랍니다. 근데 이 전기가 언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몰라요. 금방 복구가 되는 것은 아닌가봐요.
5. 밤이면 도시를 뒤덮는 갈탄냄새
앞서 말한 정전이 되었던 식당을 갔을 때 일입니다. 해가 진 후였는데 낮에는 그렇게 쾌청하던 도시가 밤이 되니 옅은 안개같은 매케한 연기가 뒤덮습니다. 냄새가 석탄같은 것을 태우는 것과 같았어요. 이건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게르에서 밤에 갈탄을 태우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낮에는 갈탄을 태울 수 없다고 합니다. 밤에만 갈탄을 태울 수 있는데 그 때문에 밤에는 울란바토르가 이 냄새와 연기로 가득차게 됩니다.
<갈탄연기에 의해 뿌옇게 변한 울란바토르 거리>
6. 지상최고의 교통지옥
몽골에서 교통체증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해봤습니다. 이건 교통체증 정도로는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로 출퇴근시간에는 길이 막힙니다. 제가 겪어본 최악의 교통지옥을 울란바토르에서 봤습니다. 걸어서 20분 걸리는 거리가 차로 1시간도 더 넘게 걸려요. 그나마 최근 아스팔트 도로가 포장되어 나은 편이라고 하는데 주말저녁의 서울 올림픽도로나 강변북로는 저리가라 할 정도입니다. 많은 수의 차들도 문제지만 교통 법규도 잘 지키지 않고 가끔 무단횡단하는 리어카나 수레, 불법 유턴들로 인해 교통체증은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7. 채소따윈 먹지 않는 몽골인들
몽골사람들의 주식은 고기입니다. 더구나 야채, 채소같은 것은 먹지 않는답니다. 야채, 채소는 소, 양, 말 같은 것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네요. 울란바토르에 햄버거가게가 하나 있는데 여기서 파는 햄버거는 빵이 없답니다. 고기 패티 위 아래에는 오로지 고기가 있을 뿐이랍니다. 그런 소문을 들었어요.
8. 중앙 온수 공급 시스템
몽골에서는 정부가 모든 건물에 온수를 공급해줍니다. 몽골 곳곳에서 거대한 온수파이프들이 길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파이프를 통해서만 온수가 공급됩니다. 몽골에서 호텔에 묵더라도 온수가 안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온수가 나오는 호텔은 고급호텔입니다. 그리고 이 온수파이프는 국가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절대 이동을 시킬 수 없고 손상시 엄청난 처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울란바토르 곳곳에 보이는 거대한 온수 파이프>
9. 놀라운 치즈맛
몽골이 유목으로 유명한 줄은 알았는데 그렇다고 어떻게 유제품이 이렇게나 맛있을까요? 몽골에 있던 직원들이 몽골에 오면 피자를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밤 늦게 아주 배부른 상태에서 먹은 피자 한조각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몽골의 치즈가 그렇게도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피자를 맛보질 못했으니 비교해 볼 수는 없으나 한국에서 먹은 어떤 피자보다도 몽골의 피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이건 제대로 다시 한번 맛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늦은 밤, 감동하며 먹었던 몽골 피자>
10. 어마어마한 추위
몽골의 위도가 높으니 당연히 추울 것임은 예견할 수 있었으나 그냥 춥다는 말로는 뭔가 부족할 정도로 추었습니다. 단지 10월 뿐이였는데 살을 에는 추위라뇨! 그런데 가관인 것은 몽골에 있는 우리 직원들은 갑자기 날씨가 풀렸다며 전 주에는 더 추웠다고 합니다. 헐~ 전 군대시절 혹한기 훈련 받을 때가 떠올랐는데 말이죠. 한겨울이 되면 몽골은 아예 돌아다니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시베리아보다 더 춥다고 하니 그 위력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것 같아요. 겨울에는 반드시 털모자를 쓰고 다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두피의 혈관이 얼어서 터진다고 합니다.(진짜로요)
그리고 몽골은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태양빛이 강렬해요. 공기도 깨끗하구요. 그래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에 무지하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쉽게 그 밤하늘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울란바토르에서는 못볼 것 같아요. 거기서는 별이 보이지 않아요. 초원으로 나가야 해요. 곧 빠른 시일내에 몽골의 별을 보기 위해 다시 한번 몽골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몽골 밤하늘 사진 보기 : http://blog.daum.net/pmsik2/799> 이런 모습을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