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건 외국에서건 관광을 가게 되면 저는 될수 있는 한, 그 지역의 식료품을 파는 곳을 찾아가 보게 됩니다. 주로 마트가 될 수 있겠구요. 지역시장도 있겠지요. 이렇게 먹는 것 파는 데를 찾아다니는 것은 제가 먹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이기도 하거니와 그 지역만의 음식과 문화를 어느정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시장은 많은 부분 통일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자체마다 그리고 시장의 역사와 전통마다 조금씩 그 모습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더 극명한 차이들이 보일 것입니다. 작년에 캄보디아와 베트남, 스위스를 들르면서 각 나라마다 보이는 차이에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어 많은 분들께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단, 스위스는 여기서 제외토록 하겠습니다. 스위스는 너무 잘 되어 있어요. 그리고 주로 COOP과 같은 마트만 주로 다녔기 때문에 시장으로 분류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캄보디아, 베트남, 한국의 시장을 같이 보여드릴께요. 여러분도 보시면서 어떤 차이를 조금은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캄보디아 시장은 캄보디아 여행 중 마지막날 가보았습니다. 너무 더운 날씨에 숙소 바로 앞에 시장이 있는지 미처 몰랐던 것이지요.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시간이 좀 남아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던 중 한번 나가본 반대쪽 도로변에서 시장을 발견하고는 아내와 함께 냉큼 시장에 들어가보았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상당히 크고 깊은 시장이였습니다.
처음 받은 느낌은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다'라는 정도? 뭔가 잡다하게 많은 물건들이 많았지만, 크게 필요한 물건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캄보디아는 공산품을 생산할 시설이 없기 때문에 공산품들은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것인데 너무 오래된 것들이 많아 구매욕구가 그리 생기진 않았죠.
무엇보다 위생상태가 정말 최악이였습니다. 천장에는 생전 본 적도 없는 광활한 거미불과 바닥에는 온갖 오물들.. 그리고 악취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조명도 어두컴컴해서 음침한 분위기가 우울해질 정도입니다. 그나마 시장 입구쪽 과일가게가 볼 것 먹을 것이 좀 있는 편이였습니다. 그리고 동남아 그 특유의 색감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도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베트남에 8개월간 거주하면서 참 많은 시장을 다녀봤습니다. 물론 롯데마트나 빅씨마트도 있는데요. 골목골목 로컬 시장도 참 많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먹을 것과 과일 등을 팔고 있습니다. 위생상태는 캄보디아에 비하면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음식 조리하는 과정들으르 보면 먹기가 쉽지 않아요.
그나마 잘되어 있는 시장은 호안기엠(Hoan Kiem) 주변 구시가지 거리입니다. 세계적인 관광지의 명성에 걸맞게 아주 잘 시장들이 조성되어 있고 테마별로 구역이 있기 때문에 구경도 편리하지만 너무 많은 볼 거리가 있지요. 특히, 주말 밤에는 야시장도 열리니 꼭 한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캄보디아든 베트남이든 외국인들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려는 경향이 강하게 있습니다. 가끔 베트남에서 '정가'를 외치는 단호박같은 주인들을 만난다면 금액 네고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생각보다 비싸다고 느껴진다면 일단 20~50% 네고를 하셔도 좋습니다.
<호치민의 시장 모습>
한국 시장이야 뭐 많이들 아실텐데요. 앞에서 소개한 캄보디아 씨엠립이나 베트남 하노이의 시장보다는 매우 깨끗하고 매우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지요. 물론 한국에서도 네고는 어느정도 가능은 합니다만, 오히려 시장이 마트같은 곳보다 더비싼 곳이 많지요. 유통구조상 그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가격과 상품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강릉 중앙시장>
<풍납시장>
베트남에서는 로컬시장은 마트보다 매우 저렴한 맛에 가게 되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매우 이상한 유통구조로 인해 지역 시장의 경쟁력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