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그 날짜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미안한 작년 그 날.
단원고 아이들을 포함한 세월호 탑승자 300여명이 진도 앞바다에서 어처구니없는 상태로 목숨을 잃었던 그 날.
그 날 이후 벌써 1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간다. 경제대국이란 자부심을 가진, 전쟁 후 가장 빠른 시간내 경제성장을 이루어 낸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민낯을 보게된 그 날의 사건을 우리는 다시한번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유족들의 바램도 실현되지 않고 있고 유병언은 이상한 유골로 발견되어 사건이 종결되어 버렸고 원인규명은 커녕 언제든 유족들이 원할 때 만나주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유족들을 만나주지 않고 있다. 세월호는 이제서야 인양과 관련한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기에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 누워있을 뿐이다.
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1주기가 되는 4월 16일 우리의 정치권과 사회가 세월호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어제 그 이야기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그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4월 16일 중남미 4개국(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순방을 떠난다는 뉴스는 좀 충격적이였다. 우연이라고 할지라도 왜 굳이 그 날에 해외순방을 가야하나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세월호와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어떤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 날의 해외 순방은 나같은 미천한 국민들이 보기에 '도피'라고밖에 생각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런 생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순방을 강행한 것은 철저히 유족과 나같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동일 것이고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그것또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무능력한 정권임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당연히 이런 청와대의 결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 비판을 알고 있는 듯 해외순방을 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이유는 "해당 국가에서 초청해서.."이다. 이 발언은 우리를 더 분노케 한다.
국민들이 유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해도 철저히 무시하더니 콜롬비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방문요청을 했다고 다른 날도 아니고 4월 16일 세월호 1주년을 맞는 그 날에 날아가는 것을 국민이 주인이 되는 주권국가의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유가족의 입장이였다면 유가족을 능멸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세월호..
이래저래 마음 아픈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