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귀염귀염한 로봇의 우정이나 사랑 따위를 표현한 애니메이션인 줄만 알았다. 아이들이 주로 좋아하는 장르인 애니메이션을 나도 굉장히 좋아라 하긴 하지만 극장가서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좀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데 이 애니도 마찬가지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줄거리를 읽어본 적도 없고 예고편도 끝까지 다 본 적도 없었다.
매서운 밤바람을 가르며 도착한 CGV에는 다행히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일요일 저녁이기도 하고 유난히 추웠던 날씨 덕분이라고 생각되어 속으로 '올레~'를 외쳤다. 내 안면을 마구마구 강타해 준 찬 바람이 내 편안한영화관람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표정과 큰 리액션을 하지 않겠다라는 자세로 영화가 시작되자 내 몸의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번갈아가며 마구마구 분출되기 시작했다. 귀염귀염 로봇인 '베어맥스'의 행동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었다.(그럼 터지곘지?) 그리고 히로와 친구들이 함께 하는 액션도 뭔가 귀엽지만 박력이 있었다. 스피디한 화면과 여러 개그코드들이 나를 너무나 즐겁게 해주었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 애니에서 무기를 제작할 때 보이는 모습은 혹시 '아이언맨'의 오마쥬가 아닐까 싶은 정도로 유사했다. 역시 나에게는 공학도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디즈니 애니가 보여주는 적당한 교훈과 적당한 캐릭터간의 협력의 공식이 좀 진부했다는게 유일한 비판거리랄까? 극장에서 보는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선사해 준 영화 '빅 히어로'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한바탕 가볍게 웃고 우쭈쭈하는 귀염둥이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