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피스트 에세이

무한도전 토토가, 최고의 기획인 이유

지난주 방송되었던 MBC 무한도전은 정말 판타스틱한 방송이였다.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그 첫번째 방송을 했던 그 날 사정상 본방사수를 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에 울려퍼지는 토토가의 감동의 물결이 최대한 빨리 그 방송을 보고 싶어하게 했다. 토토가 기획은 박명수, 정준하의 작품이였고 그들이 그 기획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우리 세대에게는 한번쯤 꿈꾸어보았던 생각들이였을 것이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도 훌륭하지만 이 토토가가 우리에게 벅찬 감동을 주었던 이유는 우리가 품어왔던 바로 이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었던 것 때문이 아닐까?

 

섭외과정에서 오랜만에 TV화면으로 만나는 우리시대 스타들의 모습도 반가웠고 그들이 다시 무대에 서는 것도 감동이였다. 특히 다시는 뭉치지 못할 것 같았던 그룹들이 함께 하는 모습은 이산가족을 상봉하는 것과 같은 벅참이 있었다. 터보가 다시 뭉치는 것을 보았을 때는 머릿속이 멍해지기까지 했다. SES는 또 어떠했나. 유진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전성기 못지 않는 무대에 다시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개인적으로는 핑클이 뭉치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불발이 된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할 듯 하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방송을 보면서 더욱 놀라웠던 것은 내가 그리고 내 아내가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0년전 노래를 가사 하나도 잊어먹지 않고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 놀라웠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가장 감수성이 뛰어날 때 들었던 노래의 힘>이라고 했다. 어리고 여려서 노래만이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만 같았던 내 10대~20대때 들었던 노래가 무의식의 차원에 남아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감수성으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였을까. 그리고 현재 그 삶을 위로해주었던 것이 바로 이 <토토가>가 되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세대의 토토가는 또 다를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서로 같은 시대를 살면서 서로 다른 감수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방송이였다. 최근 무한도전에서 본 기획 중 최고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이런 기획도 가능한 일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주 방송이 심히 기대된다.

 

 

<사진 출처 : '무한도전'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