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라켄에서의 감동적인 백야와 함께 첫날 밤을 지내고 아직 가시지 않은 피곤을 어깨에 둘러맨 뒤 조식을 먹었다. 발머스의 아침 조식은 뭐 특별할 것이 없다. 씨리얼과 우유, 빵, 버터 뭐 이정도로 간단히 먹었고 발머스에서 직접 재배한 조그마한 사과를 하나 뚝딱 해치우고 나니 서서히 잠이 깬다. 아침식사중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보았다. 발머스에서 숙박하는 한국인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전날 갑작스럽게 내리던 비는 아침까지 내리고 있었다. 오늘 융프라우요흐를 오르는 날인데 궂은 날씨가 심히 걱정이였다. 조금 비가 주춤한 사이를 틈타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에서 머지않은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시간을 확인해보니 20분 정도 여유가 있었기에 마을을 조금 구경하고 다녔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스위스 대중교통은 시간이 칼같다. 단 한번도 시간을 어긴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아.. 한번 있었네. 베른에서 한 3분 늦은 버스를 한대 보긴 했다.
<숙소 근처 마을 거닐다>
우리 부부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인터라켄 OST역으로 향했다. 일단 우리가 들고온 짐을 보관소에 맡기기 위해서이다. 짐 보관소는 여행시 유용히 사용된다. 돈 아깝다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자. 융프라우요흐를 가기 전 또 하나의 명소 하더쿨름에 들르기로 했다. 하더쿨름은 인터라켄 시가지와 융프라우요흐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이다. 내 아내의 철저한 준비력으로 난 아내의 손만 잡고 따라갔다.
하더쿨름은 하더쿨름 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가게 된다. 산악열차의 요금은 스위스패스가 있을 경우 1/2가격으로 매표가 가능하다. 가격은 일인당 28CHF 정도 이니까 스위스패스 할인 받아 14CHF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하더쿨름 역앞에 있는 쪽빛 강-브리엔츠 호수와 튠 호수를 연결됨>
<다리 건너던 중 우연히 만난 벤틀리 클래식 카 정모(?)>
<하더쿨름 역(Harderbahn)>
다행히 우리가 하더쿨름을 오를 때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이 산악열차가 굉장히 신기하게 생겼다. 엄청 가파른 길을 오르게 되는데 열차라고 해야 하나 리프트라고 해야 하나.. 여튼 편하고 깨끗하고 그렇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10분정도? 다행히 비는 그쳤고 구름이 좀 많긴 했지만 아주 심한 편은 아니였다. 그렇게 하더쿨름 전망대에 올랐는데 아.. 뭐랄까.. 좀 감동이였다. 아쉽게도 융프라우요흐나 다른 봉우리들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인터라켄을 내려다보는 즐거움과 그림과 같은 자연환경을 접했을 때의 그 감격은 내가 지금까지 살기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였다.
<신기했던 산악열차, 잘 만들어놓은 관광열차이다.>
아내와 감격에 겨워 깍~깍~ 거리며 구경하다 사진찍다 한국인 관광객들 사진 찍어주다 그렇게 즐겁게 1시간여를 놀다 본격적인 융프라우요흐 관광을 위해 다시 내려와 인터라켄 OST역으로 향했다. 나중에 본 거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아침 일찍 융프라우요흐로 향하고 나중에 하더쿨름으로 들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후 늦게쯤 다시 여기를 들렀을 때 관광객들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웬만하면 아침에 하더쿨름은 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 앞에 산봉우리 세개가 딱 보여야 하는디..>
<튠 호수>
<하더쿨름에서 바라본 인터라켄>
<꽃 소. 이게 뭐가 유명한지 모르겠다. 귀 아래 볼따구 터짐>
<오줌 지리는 전망대 삼각형 코너>
<브리엔츠 호수>
하더쿨름은 인터라켄에서 반드시 들려야 할 명소이다.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