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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졸업동기이자 건설사 직원들의 술자리

지난 주 토요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대학 졸업동기들과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
졸업하고 거의 처음 본 사람들이 있었으니 3~4년 만에 얼굴을 본 것이다.

모임의 명목은 일원중 한명이 담달에 결혼을 한다고 해서 축하를 해주는 것이였으나 학교시절 얘기 현재 다른 친구들의 경황을 묻고 나서 술이 한 5~6잔 돌고 나니 직업병이 발동한 것인가 자연스럽게 공장(?)-건설현장을 뜻하는 말이다.- 얘기가 돌게 되었다.

같이 모였던 사람은 9명 정도 되었다.

롯데건설(팀장), 진흥건설(주임,효성으로 합병되었음), 대우건설(대리), 남광토건(기사), 경남기업(사원), 한국전력(?), 학생외(3명)

나를 포함해 현장 직원은 4명이였고 본사근무직원이 2명의 구성이 얘기에 참여하였다. (28살~33살)

먼저 나에게 질문이 날아들었다.

"00야, 요즘 니네 회사는 어때?"

"뭐 저희도 참 어렵네요 요즘.. 현금유동성이 안좋은가 봐요.. 자꾸 본사에서도 수금하라고 난리를 치더라구요.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그런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도 저희회사가 돈걱정은 안하고 살았었는데 말이죠."

"요즘 월급이 안나가기 시작한 회사들이 있나보더라구요. 00, ** 이런데는 월급이 못나갔었나보더라구요"

"요즘에 건설회사들이 어려운게 미분양에 따른 자금압박도 그렇지만 은행에서 대출이 전혀 안되나봐요. 돈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죠. 00같은데는 부도설까지 나도는거 보니깐요"

"**는 1차 부도가 났었더라구요. 그런데 자기네들 노른자위 땅 팔아서 일단 자금을 회전시키고는 있는데 그것도 1회성이니깐 앞으로가 문제죠 뭐"

"뭐 가끔 타사사람들하고 일때문에 만나다보면 어려운건 알겠는데 아무도 그런말은 안하더라구요. 사실 자랑스럽게 얘기할 건 아니지만요. 뭐 쉬쉬하는 분위기에요"


"자금을 회전할라면 신규현장을 밀어내야 하는데 협력업체 기성을 풀지도 못하니깐 시작도 못하더라고요 뻔히 적자날것 같은 현장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지금 하고 있는 현장도 스톱시키는 상황에 말야"

"우리 회사에 있는 현장 하나도 착공은 했는데 자꾸 시작은 안하고 딜레이 시키는 곳이 있는데 하하 그러다가 관청에서 과태료 맞아버렸죠. 공사 착수안한다고. 과태료도 돈이 어마어마 하데요. 그래서 걍 장비 하나 집어넣고 하는척 깨작깨작 하고 있는데 문제는 지금 수금 안된다고 저러고있다가 나중에 공정 밀리면 그것도 죽어날텐데.. 준공일은 정해져 있으니깐요"

"다들 힘들구나. 이런 분위기가 내년까지는 갈텐데 말야"

"제가 보기엔 올해 말이 피크를 찍을거 같아요. 아마 도급순위 10위권 안에 있는 회사중에서도 올해 버티기 힘든곳도 몇군데 있을걸요? 자재비단가가 떨어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다들 힘든 상황에서 기성수금이 제대로 될지도 모르는데 신규사업을 벌이기도 무리가 있을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도 기성수금이 잘되는 곳은 계속 현장 유지하고 안되는 현장 몇곳은 스톱시켜버렸어"

"우리도 그런데 그러니깐 직원들이 갈데가 없잖아요. 그래서 신규채용도 뭐 하긴 힘든 상황이죠. 있는 직원도 돌릴데가 없는데"

"맞어.. 우리도 뭐 내년 구조조정 한다는 얘기들이 돌더라고"

"아무튼 이거 따른 먹고살길을 마련해야하는 거 아녀?"

"아씨.. 우울하다 야. 공장얘기 그만하자. 나 오늘도 근무하고 나왔어. 여기 와서도 공장얘기냐. 술한잔들 해"



윗 글은 좀 정화를 해서 전달한다. 사실은 욕설이 난무했던 그런 자리...(성격들이 참 뭐 같아서 ㅎㅎ)

술 한잔을 마시고 다시 잔들을 채울때 날아든 한마디...


"취직은 될까요?"

우리 학생.... 좀 더 공부하면 안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