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을 연구해서 노벨상을 탄 과학자들
올해 노벨상 수상 중에는 특이한 연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줄리어스와 아덴 파타푸티안 박사가 연구한 매운맛의 정체에 대한 것입니다.
매운맛을 연구하다가 노벨상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이 연구의 시작은 약 2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데이비드 줄리어스 박사는 매운맛을 가진 캡사이신이 어떻게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캡사이신 수용체를 찾으면 캡사이신으로부터 느끼는 맛의 비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는 오랜 기간 캡사이신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낸 것입니다.
엉뚱한 연구처럼 보이는 데이비드 줄리어스 박사의 캡사이신 연구는 놀라운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매운 맛은 통증의 한 종류라고 알게 된 것이 이 연구의 결과입니다.
캡사이신 수용체 TRPV1
TRPV1이라고 이름 붙은 이 수용체는 통증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통증뿐만 아니라 온도도 함께 느끼는 수용체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캡사이신을 먹으면 통증과 함께 뜨거운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비로소 설명이 가능해졌습니다.
TRPV1은 캡사이신을 먹었을 때만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도가 43도가 넘어가면 활성화됩니다.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인 것입니다. 반대로 차가운 것을 느끼는 수용체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TRPV8이라는 온도 수용체가 그것입니다.
TRPV1과 TRPV8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좀 더 우리 몸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겐 정교하게 작동하는 온도 센서 분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캡사이신 분자가 TRPV1에 결합되면서 캡사이신을 뜨거운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고 인간이 어떻게 온도와 자극을 느끼고 반응하는지 알아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과 관련해서 학계에서 평가는 기초 학문 연구에 노벨상을 준 것이 굉장히 이례적이지만 이런 연구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를 통해 온도와 통증을 느끼는 수용체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만성 통증 질환 치료와 센서를 이용한 로봇 공학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