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날개에 대한 과학적 고찰
신화 이야기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 이야기를 아시나요? 각종 게임에서도 아이템 이름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이카로스 날개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지금부터 이카로스 이야기를 잠깐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카루스는 다이달로스의 아들입니다. 다이달로스는 대장간 신(헤파이스토스)의 자손입니다. 다이달로스는 크레타 왕국의 미노스 왕의 명령으로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인 '라비린토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미노스 왕은 소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하고 있는 괴물인 미노타우르스를 이 미궁에 가뒀고 누구도 이 미궁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 자신하였습니다. 만일 누군가 이 미궁을 빠져나온다면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인 이카루스를 미궁에 가둬버리겠다고 하였습니다.
미노스 왕은 주기적으로 포로들을 미궁에 가둔 미노타우르스의 먹이로 주었는데 그 포로 중 한 명이 아테네 왕자인 테세우스였습니다. 미궁에 들어간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 공주의 도움으로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미궁에서 탈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리아드네 공주와 테세우스는 크레타 왕국을 빠져나갑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미노스 왕은 격노하여 미궁을 만들었던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를 미궁에 가둡니다.
미궁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루스를 탈출시키기 위해 새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붙여 날개를 만들어줍니다. 이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이카루스가 하늘을 날고 있다는 것에 흥분한 나머지 하늘 높이 올라가자 태양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자 밀랍이 녹아 날개가 떨어졌고 이카루스도 결국 추락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이를 예견하고 하늘 높이 날지 말라고 했는데 역시 자녀들은 부모 말을 잘 안 듣는 것 같습니다.
과학적 고찰
이 신화 이야기를 통해 이상함을 느꼈다면 여러분은 과학적 사고를 하실 줄 아는 분들입니다. 하늘 높이 날았다고 온도가 더 높아져서 밀랍이 녹았다는 것은 과학적 상식과 맞지 않는 내용이기 때문이죠. 높은 산을 올라간다고 해서 기온이 더 올라가는 게 아닌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단순히 높은 곳에 올라가면 태양과 가까워지니 더 뜨거워지는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원칙적으론 그렇죠. 예를 들어 지구와 태양 간 거리는 1억 5천만 킬로미터인데 지구에서 받는 태양 에너지와 수성이나 금성에서 받는 태양에너지를 비교하면 태양에 좀 더 가까운 행성이 더 큰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분명 수성이나 금성까지 날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튼 다시 아래로 떨어졌으니 지구 중력 영향 하에 있는 정도 높이로만 날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정도 높이는 태양열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할 정도의 차이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에베레스트 산은 높이가 해발 8,849m인데 지구와 태양까지 거리에서 이 정도 높이는 0.006%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지구 복사열은 현저히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온도가 내려가는 이유, 그리고 높은 산마다 만년설이 있는 이유가 태양하고 더 가까워져서 올라가는 온도보다 땅에서 멀어져서 복사에너지가 그만큼 줄어드는 온도가 훨씬 더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카루스는 하늘 높이 날았다고 해서 날개 밀랍이 떨어져 추락한 게 아니라 온도가 너무 내려가 얼었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아마도 영화 '아이언맨'을 보신 분들이라면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을 처음 만들고 비행 시험할 때 최대 고도까지 올랐을 때 슈트가 얼어서 떨어진 모습이 기억나실 텐데요. 이 모습이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이카루스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