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의 바다

기분 나쁜 정전기 사실 이렇게나 유용한 것이었습니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만 되면 몸에서 '타다닥'하는 정전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일이 많습니다. 심할 경우 정말 감전된 것 같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 정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겠죠. 하지만 정전기는 우리 삶 속에 중요한 기술로써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정전기의 발견과 정체, 정전기가 이용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실생활에서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없애는 꿀팁까지 한번 알아가 보세요.

정전기로 인해 머리가 곤두선 아이

정전기의 발견

정전기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라서 꽤 오래전부터 학자들의 호기심 대상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최초의 철학자였던 탈레스가 정전기와 관련한 과학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탈레스는 호박(amber, 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이 땅 속에 파묻혀서 오랜 기간 걸쳐 화석화된 것)을 세게 문지르면 작은 먼지 입자가 호박에 달라 붙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탈레스의 이 호박 실험 덕에 전기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전기라는 단어 electricity는 '호박처럼'이란 뜻의 라틴어 electricus에서 기원하였습니다.

호박으로 발견한 정전기 현상

정전기의 정체

영어로는 static electricity 라고 합니다. 정전기는 전하가 정지 상태로 있어 전하의 분포가 시간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전기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흐르지 않는 전기입니다. 일반적인 전기는 전하가 움직이면서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정전기는 멈춰있는 전기입니다. 멈춰있다니 뭔가 신기합니다.

이 정전기가 적당한 유동체에 접촉하게 되면 불꽃을 일으키며 전하가 이동하게 되는데 이를 정전기 현상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겪는 손끝의 따끔한 불꽃 튀는 현상과 같은 것으로 이 역시 정전기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정전기는 마찰력에 의해 생기는데 물체가 마찰을 하게 되면 전자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전기가 조금씩 저장됩니다. 그러다가 일정 수준 이상의 전기가 쌓이거나 적당한 전기적 유도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인 유동체에 접촉하게 되면 불꽃을 일으키며 전하가 이동하게 되는데 이를 정전기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겪는 손끝의 따끔한 불꽃 튀는 현상과 같은 것으로 이 역시 정전기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건조한 겨울에 털 많은 옷을 입으면 움직이면서 털옷이 다른 옷 또는 몸과 마찰을 일으켜 전하가 쌓입니다. 이렇게 쌓인 전기가 옷을 벗을 때 또는 금속, 다른 사람 몸에 닿으면서 순간적으로 전기가 흐르면서 정전기 현상이 발생합니다.

저장된 전하량이 많을수록 정전기가 발생할 때 더 아픕니다. 작은 불꽃이라고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정전기는 보통 전압이 수만볼트(V)에 이릅니다. 다만, 전류가 거의 없어 사람 몸에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감전은 전압보다는 전류량이 핵심입니다.

 

생활 속 정전기 방지 방법

특히, 겨울에 니트라도 입는 날에는 여지없이 천둥의 신 토르가 되고 맙니다. 문고리를 잡을 때 운 좋으면 손 끝에서 밝은 섬광과 더불어 짜릿함도 맛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정전기가 많이 생기는 분들이라면 정전기 없애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싶으실 텐데요. 가장 간편하고 편리한 방법은 옷핀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섬유에 쌓여 있는 전기를 금속 재질의 옷핀을 접지 삼아 흘려보내는 원리입니다.

저 역시 겨울이면 니트와 같은 옷에는 안쪽에 옷핀을 매달아두고 다닙니다. 확실히 정전기로 고통받는 순간들이 줄어듭니다.(▶ 참고글 : 니트 정전기 방지 방법)

니트 정전기 없애는 법

정전기의 활용

이토록 겨울철만 되면 정전기 때문에 문고리나 차 문에 손댈 때마다 멈칫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존재지만, 사실 우리는 정전기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정전기를 활용한 기술이 인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복사기

사무실에서 쓰는 복사기가 정전기를 활용한 기계였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복사기는 1938년 체스터 칼슨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상용화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의 제록스를 있게 한 건 이 복사기 덕분이었죠. 칼슨의 정전기를 이용한 복사기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복사기 유리 표면에 복사할 종이를 올려두고 밝은 빛이 움직이면서 복사할 종이를 훑습니다. 이 빛에 의해 복사기 내부에 있는 정전기로 대전되어 있는 드럼에 상이 맺히게 되는데 글씨가 쓰여있지 않은 흰 부분은 빛을 반사해 드럼의 전하를 없애고 검은 글씨 부분은 빛을 흡수해 드럼의 전하를 유지시킵니다.

그리고 음의 전하로 대전되어 있는 탄소 가루를 드럼에 묻히면 글씨 부분에만 탄소가루가 묻어 있게 됩니다. 그 다음 종이를 드럼으로 통과시켜 찍어내면 복사가 되는 원리입니다.

정전기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사무실에서 부장님이 준 수십 페이지의 보고서를 회의 참석 인원에 맞게 손으로 다시 만들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실업률이 폭증했을 것 같네요. 저 같아도 일하기 싫을 거 같습니다.

집진기

정전기 기술은 환경 오염을 줄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정전기 집진기의 개발 때문인데요. 공장의 굴뚝으로 수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을 굴뚝에 있는 정전기 대전 판을 설치하여 미세먼지들을 포집하는 기술입니다.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같은 미세 먼지 배출이 심한 굴뚝에 입자들에 전기적 전하를 부여한 뒤 반대 전하를 가진 집진판을 설치하여 먼지등이 집진판에 흡착하게 만들어 줍니다. 정전기를 이용한 집진기는 아주 작은 입자들까지 흡착이 가능하여 아주 효과적인 집진 방법입니다.

정전기가 환경 오염을 줄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마스크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가 마치 겉옷처럼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황사나 미세먼지 흡입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 사용이 권장되었었습니다. 이 마스크가 황사와 미세먼지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를 태우고 공기 중을 날아다니는 비말까지 모두 막아 줄 수 있는 것은 정전기 덕분입니다.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에는 여러개의 필터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작은 크기의 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것은 정전 필터 덕분입니다. 정전 필터는 섬유조직에 고전압의 정전기를 입혀둔 것입니다.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는 1차적으로 섬유조직에 걸러집니다. 걸러지고 남은 미세먼지(PM2.5) 또는 비말은 정전 필터를 통과하면서 정전기로 인해 필터에 붙잡히게 됩니다. 이처럼 작은 입자들은 기본적으로 양전하 또는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전기 원리로 만든 미세먼지 마스크

맺음말

정전기는 불필요하고 불편하고 불쾌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인류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전기 활용으로 유익한 것이 있다면 해야 하고 정전기로 인해 불편한 점은 역시 정전기의 특성을 이용하여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얘기한 옷핀으로 정전기 예방하는 방법 기억했다가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전기 집진기나 미세먼지 마스크 원리를 적용한다면 산업현장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먼지 제거할 때와 같은 내 생활에 필요한 일에 정전기를 사용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