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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놀자

'남산의 부장들' 흥행 요인 3가지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은 구정 명절을 지나도 끊임없이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어제(1월 27일) 기준 누적 관객수 322만 6090명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22일에 개봉했으니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관객수 320만을 넘긴 것입니다. 저도 오늘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남산의 부장들'이 왜 흥행할 수 있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남산의 부장들



남산의 부장들 흥행 요인

1. 현대사의 큰 사건을 그린 영화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같던 시절의 우리 현대사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박정희 대통령 암살사건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영화입니다. 비슷한 영화로 '그때 그 사람들'이라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박정희 대통령을 증오하는 사람도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살해한 그 날의 이야기를 궁금해 합니다.


김재규


물론 영화적 상상력도 어느정도 동원됐겠지만 현대사의 큰 사건 중 하나를 재현해 내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흥행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김규평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곽상천은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을, 박통은 박정희 대통령을,  박용각은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을, 전두혁은 전두환을 배역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대통령 암살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김규평이 왜 박통을 암살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어느정도 설명을 영화 내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자세한 설명이 이 영화에서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박통


2. 마땅한 흥행작이 없다

남산의 부장들이 22일 개봉한 시점에 이 영화와 대적할만한 작품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흥행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 대부분은 가족영화 또는 코메디 영화로 비슷한 컨셉의 영화들입니다. 이와 달리 남산의 부장들은 역사물 또는 드라마로 코미디 또는 가족영화 같은 비슷한 영화들이 많은 가운데에서 돋보이게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코메디 영화들도 흥행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거나 개봉한지 시간이 좀 지난 상태라 더욱 '남산의 부장들'이 부각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3.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의 탄탄한 연기력

아무리 좋은 주제와 스토리를 가진 영화라도 그 영화를 만들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망작이 되기 십상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정말 뛰어난 연기자들이 주요 역할을 맡아 명품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명품 연기들이 명품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병헌은 정말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그의 사생활을 다 무시하고서도 그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보게 만들 정도로 그의 연기력을 좋아합니다. '광해', '내부자들'에서 봤던 그의 연기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돋게 만듭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캐릭터인 김규평 역을 맡았습니다. 시종일관 불안하고 고뇌하는 연기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제대로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병헌은 눈빛 하나로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연기자입니다. '남산의 부장들' 안에서도 김재규가 박정희를 쏠 수 밖에 없었던 그 수많은 생각들을 아주 훌륭하게 눈빛과 표정, 말로 표현해 냈습니다.



이성민은 박정희 대통령(박통)을 연기했습니다. 이성민 배우가 원래 뛰어난 배우인 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진심 반하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말투, 표정들을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거기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가진 무게도 함께 보여주려 노력한 것 같습니다. 심리상태의 변화에 따라 요동치는 그의 눈빛과 표정, 행동들은 가히 기립박수를 치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이병헌과의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곽도원은 프랑스에서 납치 살해되어 닭모이가 되었다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극 중 '박용각') 연기를 했습니다. 곽도원은 확실한 감초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것도 분명 있지만 곽도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눈빛과 몸짓은 이 영화에서도 역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이희준은 이병헌이 연기한 김규평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차지철 경호실장인 '곽상천'을 연기했습니다. 어디서 봤나 했는데 '1987'에서 기자로 출연했더군요. 그 영화에서 본 이미지랑 많이 달라서 꽤나 놀랐습니다. 곽상천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걸음걸이며 말투, 표정 모두 진심으로 조폭같았습니다. 이병헌 캐릭터의 반대적인 인물로 영화의 갈등요소로 역할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남산의 부장들' 영화를 본 뒤 흥행 요인 3가지에 대해 생각한 바를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아볼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1979년 10월 그 때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들은 어떤 일들을 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