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여행지로써의 매력은 그리 없을지도 모릅니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로써 행정적, 경제적 수도입니다. 인도네시아 전체 GDP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거대도시입니다. 그렇다고 관광지로 아주 배재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카르타 여행 매력
자카르타 여행을 간다고 하면 먼저 조사하는 것이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를 확인해보실텐데요. 구글에서 검색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에는 수많은 역사적 유물들과 종교적 건축물들을 답사해 볼 수 있고 바다에 접해 있어서 해변 유원지도 있습니다. 각종 박물관과 쇼핑몰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자카르타 여행에서 이 모든 것을 2~3일 안에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카르타가 여행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의외로 볼 것들이 많음은 물론 인도네시아 자체를 큰 틀에서 경험해보기 좋은 곳도 많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 중 추천드릴만한 곳에 대한 포스팅 링크를 올려드립니다.
[자카르타 가볼만한 곳 포스팅]
하지만 자카르타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는 않은 듯 하네요. 그래도 여행 정보는 이리저리 충분히 알아볼 수 있어서 저는 자카르타 여행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몇개월 자카르타에서 살면서 느낀 점을 기술하는 것으로 개인적 경험에 국한되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자카르타 여행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은 7가지
1. 교통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몇년전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카르타가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나라 2위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도 많지만 도로계획이 엉망이라 길이 쉽게 막히는 것은 물론 근거리도 돌아돌아 가게 만드는 곳이 자카르타입니다.
이동계획을 세울 때는 이런 교통체증을 미리 감안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걸어서 가는게 더 빠를 때도 있습니다. 보통은 택시나 Grab을 이용할텐데 진짜 바쁘다면 Grab bike 같은 오토바이를 이용하실 줄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자카르타 여행에 고려해야 할 변수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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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쇼핑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쇼핑몰의 천국입니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그러하듯이 몰링(Malling, 쇼핑몰로 유입이 몰리는 현상)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입니다. 서울보다 쇼핑몰의 개수가 배 이상은 많은 곳입니다. 대형쇼핑몰에 가면 그 규모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인테리어도 아주 고급스럽게 잘 꾸며 놓았죠. 명품 브랜드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쇼핑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현저하게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서울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데 세일이 자주 있습니다. 세일 폭도 커요. 30~50%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때 잘 공략하면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더울때는 쇼핑몰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자카르타 여행을 한다는 것은 이 쇼핑몰 투어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3. 날씨
자카르타는 적도 근처에 위치한 도시이지만 기대한 것만큼(?) 덥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베트남보다 시원했고 한여름 우리나라보다도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습도가 높고 공기질이 좋지는 않은데요. 어마무시하게 찌는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보다는 훨씬 견딜만 했습니다. 이곳도 간혹 폭우가 쏟아지는 곳입니다. 순식간에 장대비가 내리고 멈추는 일이 많아 거리를 다니다보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간혹 생기기도 하니 일기예보를 늘 확인하고 다니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자카르타 여행 뿐 아니라 동남아 여행자라면 날씨에 대한 대비는 늘 해야 하겠죠?
4. 보행환경
일부 중심지 또는 대로변을 제외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보행환경이 그닥 좋지 않습니다. 보도 자체가 좁기도 하려니와, 이 마저도 없는 거리가 많습니다. 아니면 파손된 인도도 많죠. 무엇보다 인도 옆에 거대한 수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오수, 우수가 모이는 곳으로 위험천만하기도 하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은 환경입니다. 익숙하지 않다면 걸어다니는 것보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딱히 걸어다닌다고 해서 주변에 볼 것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말 상업중심지구(Golden Triangle)을 제외하고는 걷는 재미가 좀 없는 곳이에요. 자카르타 여행에 길거리를 거니는 계획은 삭제하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5. 위생
제가 많은 동남아 국가들에서 살아본 것은 아니라 얘기하기 조심스럽긴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제가 겪었던 몇몇 국가 중에서도 위생문제를 좀 더 조심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거리 음식 잘못 먹고 배탈나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상하수도 시스템이 낙후되어 있어 위생환경이 열악합니다. 새로 개발된 도심지 지역이나 그나마 괜찮은데 나머지 지역은 오수를 그냥 수로에 방류하고 버리고 그 침출수들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가고 사람들은 그 지하수를 퍼서 사용하고 하는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모기도 너무 많아요. 모기가 위험한 것은 위생적인 것도 있지만 댕기열을 옮기는 모기들도 많아서 자칫 댕기열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자카르타 여행시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6. 식민지 역사
인도네시아는 1602년부터 1945년까지 네덜란드의 지배를 약 350년간 받았습니다. 2차세계대전기간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잠깐 점령했던 적도 있습니다. 상상도 못할 기간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은 8월 17일입니다. 이 식민지의 역사가 인도네시아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식민지배 시절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의 이름은 바타비아(Batavia)였습니다. 자카르타 북쪽에 있는 파타힐라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은 식민지 역사의 증거입니다. 현재 파타힐라 광장에 있는 자카르타 역사 박물관 건물은 과거 네덜란드 총독 관저로 쓰이던 건물입니다. 지금은 역사박물관으로 만들어 식민지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여행으로 이렇게 식민지 역사와 관련한 흔적들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습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 '임마누엘 교회'나 독립의 상징 '모나스 타워' 같은 곳을 방문해 보세요.
7. 종교
사람들은 인도네시아가 이슬람국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 다만,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88%가 될 뿐입니다. 자카르타에 가보면 만나는 많은 분들이 이슬람을 신봉하는 사람들일거고 이슬람 문화가 곳곳에 보이실 겁니다. 하지만 소수지만 천주교, 기독교, 불교, 힌두교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각기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자카르타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과 가장 대표적인 카톨릭 성당이 길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동쪽에는 힌두사원이 자리잡고 있구요. 모든 종교의 기념일은 모두 휴일로 지정을 해두었으니 이 얼마나 공평한가요.
그 덕분에 한 도시에서 다양한 종교의 사원들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사원들도 자카르타 여행 필수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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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여행시 미리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한번 열거해봤는데요. 사실 더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자카르타에서 4~5개월 머물면서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또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 도시의 매력에 저도 빠진 것 같습니다. 도시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또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은 자카르타에 한번 방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