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 가면 그동안 방송으로 숱하게 들었던 여러 관광지를 가보게 되실 겁니다. 그중에 호치민 가볼 만한 곳이라고 하여 꼭 소개되는 곳 중 하나가 사이공 중앙우체국입니다. 이곳은 베트남 호찌민 시 1군 파리 코뮌 광장에 있는 건물로 1891년에 완공된 건물입니다. 이곳이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이 건물의 철골을 파리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했다고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에펠이 베트남에서 여러 가지 철골구조물들을 설계했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인 베트남 하노이의 롱비엔(Long Bien) 철교이고(관련 글 : 스릴넘치는 베트남 하노이 롱비엔 철교) 호치민에서는 사이공 중앙 우체국입니다. 노란색 외관과 유럽풍의 디자인은 분명 호치민에서 관광객들의 눈을 혹하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특별할 것은 없는 곳입니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이공 중앙우체국이 있는 이곳은 호치민 관광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이 주변에 그 유명하다는 노트르담 대성당, 사이공 오페라 하우스, 통일궁, 전쟁박물관, 벤탄시장, 비텍스코 파이넨션 타워 등이 있습니다. 이곳을 다 둘러본다면 호찌민의 관광지 절반은 봤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이공 중앙우체국은 노트르담 대성당 바로 옆에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입구를 바라보고 서서 우측 길 건너를 보면 노란색의 특이한 건물이 바로 보이실 겁니다. 사이공 중앙우체국은 과거에 우체국이었다가 지금 박물관이나 뭐 그런 걸로 변한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편, 전신, 통신 목적의 기능을 하는 건물입니다.
가운데 메인 출입구에 들어가면 시원하게 개방된 공간이 나오게 됩니다. 가운데 기념품 같은 매장들이 있어서 무슨 상점인가 싶겠지만 옆쪽을 보게 되면 지금도 우편업무를 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좌우를 보면 벽에 커다란 지도가 보이는데 '사이공과 그 주변 Saigon et ses environs (1892)' 그리고 '베트남 남부와 캄보디아의 전신선 Lignes télégraphiques du Sud Vietnam et du Cambodge (1936)'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지도입니다. 공간전체를 감싸는 하얀벽과 노란계열의 벽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녹색으로 도장된 철골 구조물이 매우 잘 어울어진 모습입니다.
가운데 좌판이 깔려 있고 관광객들은 사진찍거나 좌판 물건을 둘러보고 있는 와중에 우편 업무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 상당히 스트레스 받을 것 같네요. 이 곳은 이게 전부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렀다라는 것에 의미만 둘 수 밖에 없는 빈약한 콘텐츠의 관광지입니다. 사실 그건 이 건물의 잘못은 아니지요. 그렇다고 호치민까지 와서 이 장소를 들러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 주변에 좋은 관광지 많으니 그 곳들을 구경하면서 한번씩 와보는 것으로 목적을 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사이공 중앙우체국을 다 둘러보는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여기서 반나절 보내야지~ 이런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들를때 잠깐 짬을 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곳입니다. 하지만 꼭 가봐야 하는 곳입니다.
<사이공 중앙우체국에서 바라본 호치민 노트르담 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