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신 어머니 생신이라 고향인 전북 남원에 방문하였습니다. 부모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장시간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깊은 오후 그 찻집을 나와 집으로 걸어가는 중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거리풍경을 보았습니다.
남원은 점차 인구가 빠져나가는 지역입니다.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가 되기도 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만 이 지역을 지키는 상황이다보니 새롭게 뭔가 개발이 되고 그러지 않습니다. 원래 있던 것들이 계속 나이를 먹어가며 그 자리를 지켜갈 뿐이죠.
몇 수십년간 그 자리를 지킨 것 같은 건물들을 보았어요.
재밌으면서도 그 오랜 시간의 무게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곡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물론 모든 거리가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 지어진 건물들도 많고 상권이 발달된 곳도 있어요.
다만, 가끔 위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장면들도 눈에 보인다는 것이지요. 엔틱한 거리풍경에 조금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