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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 에세이

한국 근로시간 세계2위 사실일까?

OECD 국가중 가장 긴 근로시간 중 하나인 대한민국은 연간평균 2,163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2014년 기준) 이는 OECD 평균인 1,770시간을 22%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네덜란드보다는 800시간을 더 오래 일하는 수치입니다. 1위인 멕시코와는 74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조금만 더 노력(?)하면 1위를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OECD, 연간근로시간


1위 멕시코와 74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이는 365일 기준으로 하루 12분 차이입니다. 이를 볼 때 아마도 실제로는 우리나라가 가장 오래 일하는 나라 1위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일단 제 야간 시간은 카운트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야근과 철야, 무보수 휴일근무를 했지만 단 한번도 서류상으로 남긴 적이 없음은 물론 그에 따른 수당을 받아본 적도 없기 때문이죠. 제 몸뚱아리는 야근 및 추가근로를 했음을 기억하지만 서류로는 그런적이 없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비단, 저만 그런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한국 근로시간 세계 2위라는 것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며 멕시코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넘사벽 차이로 1위 기록을 세울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아마도 제대로 조사한다면 우리나라는 연간 근로시간이 2,400시간도 뛰어넘지 않을까 저의 경우를 통해 예측해 보았습니다. 이 숫자가 그냥 허수가 아니라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년 = 365일

휴일수 = 68일 (2017년 기준)

휴가일수 = 5일 (주말 제외)

각종연차 = 14일


일 평균 근로 시간 = 2400시간 ÷ (365-(68+5+14)) = 8.6시간


우리 보통 하루에 9시간 정도는 일하잖아요? 물론 파트타임도 있어서 단순 계산으로는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보통 회사원들이라면 야근을 포함하여 하루 10시간~11시간 정도는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많은 근로시간은 대기업, 중소기업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육아 때문에 야근을 못한다고 하니 눈치를 주거나 휴직을 권하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분은 세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많은 직장인 친구들 말을 들어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야근수당을 준다는 곳이 있으면 그 회사는 한국의 구글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야근, 근로시간

<이미지 출처 : 노동OK>


한국의 근로시간은 아마도 세계 2위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미 세계 최정상을 기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멕시코도 근로시간이 정확히 기록이 안될 수도 있는데 한번 제대로 자웅을 겨뤄보고 싶습니다. 


씁쓸한 일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개개인의 희생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국가가 부강해지고 기업이 커지는 것이 개인보다 더 중요했을 수도 있습니다.(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라고 믿는 사람이지만요) 하지만 이젠 사회 전체가 생산성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단순히 일을 오래한다고 더 성장하는 시절이 아니지요. 오히려 무기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이라는 단어가 널리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최근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논의들이 정부나 기업체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가 한단계 성장하기 위한 혁신이라고 생각됩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일하고 스스로를 태워버리는 번아웃 증후군도 적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야근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가 단지 남의 회사 일을 열심히 오랫동안 해주는 것이 아닌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를 존중해주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더 일을 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보상은 정직하게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걸로 OECD 상위권을 달리는 것 좀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