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춘천으로 향해 맨 처음 도착한 곳이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였습니다. 춘천 여행의 시작점으로 이 곳을 선정한 이유는 이 건물이 김수근 선생님의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시간에 오롯이 홀로 공간을 느껴보고자 하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호반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본디 어린이 회관이었습니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의 전시, 공연 용도의 건물로 변신을 한 것입니다. 도로 아랫쪽에 주차를 하고 걸어올라가니 낮고 널찍한 붉은색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적색 치장벽돌로 외관을 마감한 이 건축물은 주변 환경과 아주 잘 조화를 이루는 듯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건물 내부에 직원도 없었습니다. 내 맘대로 이리저리 건물을 둘러보고 다녔습니다. 건물 내부도 외부처럼 적벽돌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리모델링 하기 전 모습이 어때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경사 지붕과 경사 램프로 인해 걸어다닐수록 공간감이 변화되는 것이 보여졌습니다.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었어요.
너무 이른 아침이라 전시나 다른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을 못해본 차에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 건물이 좋은 점이 바로 앞의 풍경입니다. 북한강과 다른 지류의 물들이 만나 만든 의암호가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 날은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릴 때라 흡사 안개가 자욱한 것 같은 모습이었지요. 뿌연 하늘에 멀리 보이는 중도, 그리고 물위를 고요하게 흘러다니는 오리들까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맑은 날씨의 풍경도 보고 싶지만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도 참 좋네요.(미세먼지 덕입니다.)
의암호에서 한참을 서있다가 유일하게 사람이 있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Dancing Caffeine>에서는 내부에서 밖을 볼 수 있고 의암호까지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역시 이른 아침에 움직이는 게 좋아요)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이면서 한참을 고요한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내 곧 구워진 빵이 나오면서 카페 안은 빵 냄새로 가득차고 있었습니다. 빵 앞에 한참을 서 있었네요. 빵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은 넘나 어려운 것이에요. 11시경이 되니 사람들이 좀 들어오기 시작하여 저희는 KT&G 상상마당 아트센터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연인끼리 데이트하기도 좋고 조용히 사색하기도 좋은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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