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원리를 깨달았던 21살 - 칼라병아리 편
앞의 다른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칼라병아리 판매는 그렇게 실패로 끝났었다.
내 생애 최초의 장사는 단 만 오천원을 벌고 끝나버렸고 그마저도 교통비, 식비등을 제하고 나면 인건비도 안나오는 적자사업이였다. 그리고 얼마뒤 별로 안친하게 지내고 있던 두살위의 형님과 함께 지리산을 올랐다.
벌꿀을 팔기 위해서였다. 난 순전히 보조자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
그 형님은 작은 1톤짜리 포터에 벌꿀을 담아 지리산에 관광온 외지인에게 팔고 있었다.
그 형님은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작은 단지에 '꿀물 30% + 설탕물 65% + 정체를 알수없는 물질 5%'를 섞어서
'산지채집벌꿀, 아미노산 함유, 원기회복'
이런 글씨를 써서 포토의 뒤에걸어놓았다. 꼭 장사치들은 뭘 써서 걸어놓아야 하는가보다.
문제는 그 형님이 아미노산이 뭔질 모른다는 것이다.
뭐 어찌 되었든 상관없다. 우리가 파는 것은 절대 벌꿀 100%가 아니였으니까. 추정컨데, 단지 하나의 원가는 3,000원정도 들었을 것이다. 이것을 30,000원에 팔았다.
당연히 안팔린다.
그 형님은 IMF때문에 경기가 엉망이라고 했다. 그래서 며칠뒤 문구를 바꾼다.
'파격할인 15,000원. 카드안됨'
그래도 안팔린다. 가끔 설탕이 침전되어 나는 단지를 뒤집어 놓아야 했다.
한 5일이 되어서도 단 2개만을 팔았을 뿐이다.
형님은 많이 속상해 했다. 집이 어려워 참 돈이 궁했던 시절이라 차 기름값도 안나오는 장사일에 많이 속상해했다.
일주일뒤 둘이서 술을 마시고 형님은 나에게 벌꿀장사를 그만둔다고 했다.
난 속으로,
'형 그건 벌꿀이 아니잖아....'
라고 말할 뿐이였다.
다음날 아침, 마지막 장사를 나서면서 난 박스종이 대신에 합판에 달력뒷면 백지가 앞에 보이도록 붙이고 글씨를 디자인했다.
'노고단 토종 말벌 벌꿀!! 스테미너 건강식!! 정가 290,000원, 카드안됨'
돈이 썩어나는 돌아이 한놈만 사도 된다는 생각에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
노고단에 말벌이 사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리고 말벌집에 꿀이 있는지도 모른다.
형님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어차피 마지막 날이지 않느냐며 한병만 팔고 그만두자고 했다.
형님은 양심에 걸렸는지 시작부터 손발을 오글오글 거렸다. 영 자신감이 없는 표정이였다.
난 안되겠다 싶어서 형님에게 밀집모자를 씌우고 천으로 눈을 가렸다.
근데 그게 대박이 났다.
그 날 정확히 24단지를 팔았다.
좋은 승용차를 끌고오신 타지의 관광객들은 지리산에 눈이 보이지 않는 신선의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나보다.
(나도 모르는 얘기인데... 지들이 지어내서 말한다.)
현찰이 없는 분은 멀리 읍내까지 나가서 돈을 들고 왔다.
그 형님은 그냥 앉아 있었다. 말도 안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답을 안하고 있는 형님이 더욱 신비해 보였나 보다.
그날 번 돈을 그 형님에게 다 드렸고 형님은 나에게 급여라고 몇 십만원을 쥐어주셨다.
그리고 집으로 귀향했다.
나중에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통해 위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비싸다고 해서 절대 좋은 물건은 아니라는 것을 난 지금도 철칙으로 세우고 있다.
아직도 그 날 몸에 값비싼 옷을 두르고 치렁치렁 금속과 비금속들을 몸에 치장했던 그 아주머니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이것이 사기라는 것은 말안해도 잘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에 해로운게 들어있진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다시는 그런짓 안하고 살께요..
앞의 다른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칼라병아리 판매는 그렇게 실패로 끝났었다.
내 생애 최초의 장사는 단 만 오천원을 벌고 끝나버렸고 그마저도 교통비, 식비등을 제하고 나면 인건비도 안나오는 적자사업이였다. 그리고 얼마뒤 별로 안친하게 지내고 있던 두살위의 형님과 함께 지리산을 올랐다.
벌꿀을 팔기 위해서였다. 난 순전히 보조자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
그 형님은 작은 1톤짜리 포터에 벌꿀을 담아 지리산에 관광온 외지인에게 팔고 있었다.
그 형님은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작은 단지에 '꿀물 30% + 설탕물 65% + 정체를 알수없는 물질 5%'를 섞어서
'산지채집벌꿀, 아미노산 함유, 원기회복'
이런 글씨를 써서 포토의 뒤에걸어놓았다. 꼭 장사치들은 뭘 써서 걸어놓아야 하는가보다.
문제는 그 형님이 아미노산이 뭔질 모른다는 것이다.
뭐 어찌 되었든 상관없다. 우리가 파는 것은 절대 벌꿀 100%가 아니였으니까. 추정컨데, 단지 하나의 원가는 3,000원정도 들었을 것이다. 이것을 30,000원에 팔았다.
당연히 안팔린다.
그 형님은 IMF때문에 경기가 엉망이라고 했다. 그래서 며칠뒤 문구를 바꾼다.
'파격할인 15,000원. 카드안됨'
그래도 안팔린다. 가끔 설탕이 침전되어 나는 단지를 뒤집어 놓아야 했다.
한 5일이 되어서도 단 2개만을 팔았을 뿐이다.
형님은 많이 속상해 했다. 집이 어려워 참 돈이 궁했던 시절이라 차 기름값도 안나오는 장사일에 많이 속상해했다.
일주일뒤 둘이서 술을 마시고 형님은 나에게 벌꿀장사를 그만둔다고 했다.
난 속으로,
'형 그건 벌꿀이 아니잖아....'
라고 말할 뿐이였다.
다음날 아침, 마지막 장사를 나서면서 난 박스종이 대신에 합판에 달력뒷면 백지가 앞에 보이도록 붙이고 글씨를 디자인했다.
'노고단 토종 말벌 벌꿀!! 스테미너 건강식!! 정가 290,000원, 카드안됨'
돈이 썩어나는 돌아이 한놈만 사도 된다는 생각에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
노고단에 말벌이 사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리고 말벌집에 꿀이 있는지도 모른다.
형님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어차피 마지막 날이지 않느냐며 한병만 팔고 그만두자고 했다.
형님은 양심에 걸렸는지 시작부터 손발을 오글오글 거렸다. 영 자신감이 없는 표정이였다.
난 안되겠다 싶어서 형님에게 밀집모자를 씌우고 천으로 눈을 가렸다.
근데 그게 대박이 났다.
그 날 정확히 24단지를 팔았다.
좋은 승용차를 끌고오신 타지의 관광객들은 지리산에 눈이 보이지 않는 신선의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나보다.
(나도 모르는 얘기인데... 지들이 지어내서 말한다.)
현찰이 없는 분은 멀리 읍내까지 나가서 돈을 들고 왔다.
그 형님은 그냥 앉아 있었다. 말도 안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답을 안하고 있는 형님이 더욱 신비해 보였나 보다.
그날 번 돈을 그 형님에게 다 드렸고 형님은 나에게 급여라고 몇 십만원을 쥐어주셨다.
그리고 집으로 귀향했다.
나중에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통해 위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비싸다고 해서 절대 좋은 물건은 아니라는 것을 난 지금도 철칙으로 세우고 있다.
아직도 그 날 몸에 값비싼 옷을 두르고 치렁치렁 금속과 비금속들을 몸에 치장했던 그 아주머니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이것이 사기라는 것은 말안해도 잘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에 해로운게 들어있진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다시는 그런짓 안하고 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