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아내가 벼르고 벼르던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을 구입했습니다. 늘상 갖고 싶어했는데 마침 작은 크기의 제품이 저렴하게 나와 큰 맘 먹고 결재를 했습니다.
커피머신이 있다고 해서 바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캡슐을 구매해야 합니다. 다양한 캡슐들을 아내는 구입을 했고 매일같이 그 환상적인 커피맛을 제게 말하곤 합니다. 커피를 좋아했던 아내는 베트남에서 거주할 때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하면서 더욱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비싼 커피를 사먹느니 이렇게 캡슐로 먹는 것이 상당히 이득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바로 저입니다.
저는 '커알못'입니다.
원래 회사에서도 그냥 믹스커피 먹는게 제일 좋습니다. 물론 베트남에서 베트남 커피에 푹 빠지긴 했죠. 아직도 베트남에서 즐긴 카페쓰어다(Ca Phe Sua Da)를 못잊습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는 일단 이름부터 무슨맛인지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설명이 있긴 하나 과일향, 와인향, 맥아향 뭐 이렇게 써있는데 어떤 과일인지, 맥아향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찍어서 하나 먹어보곤 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아주 어려운 숙제를 풀듯 캡슐을 골랐습니다.
로사바야 데 콜롬비아
아마도 콜롬비아 맛인가봐요.(응? 콜롬비아 맛이 뭐지??)
설명을 보니 붉은 과일과 와인의 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강도는 6이여서 중간정도입니다.
설명마저도 뭔가 고등학교시절 국어문제 푸는 것만 같네요. 꼭 저 과일의 종류와 와인의 향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맞춰야 할 것 같아요.
아내가 내려준 커피를 받아들고 향부터 맡아보았습니다. 음~ 일단 합격입니다. 격하게 진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내 흡사 바리스타가 된 것처럼 한 모금 입안으로 밀어넣어 보았습니다.
진하진 않지만 달큰한 맛이 있네요. 무엇보다 잡미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깨끗한 맛이었습니다. 제게 딱 좋은 수준의 커피네요. 쓴 맛도 없구요. 과일의 종류는 알지 못하겠더라구요. ㅎㅎ 맘에 드는 맛과 향의 커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