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거리 탐방

[암사역 맛집] 제대로 베트남 현지맛을 즐길 수 있는 베트남 쌀국수

천호동으로 이사한 뒤 이사짐이 어느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연히 인근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었지요. 집에서 10여분 정도 걸어가면 암사시장이 나오는데 여기 참 신세계더군요. 여기에 대한 포스팅은 나중에 하는 걸로 하고~


암사역에서 암사시장을 지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언듯 보니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가게로 보였습니다. 베트남 쌀국수에 거의 환장하는 우리 부부가 그냥 지나칠 리 만무했습니다. 


암사역맛집, Pho126


간판부터 베트남 현지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나중에 포스팅 할 기회가 있을 텐데 베트남에서는 가게에 보통 주소를 명기합니다. 이 <베트남 쌀국수>집의 노란간판에는 'Pho 126 Quan'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보통 Pho 126은 도로명 주소를 말합니다. 이 가게에서는 도로명 주소가 아닌 일반명사를 쓴 것 같구요. Quan은 '가게'라는 뜻이지요. 베트남의 유명한 프렌차이즈 '꽌안응온(Quan An Ngon)'은 '안응온 가게'라고 해석될 수 있어요. 안국역쪽의 베트남 음식점 비엣콴(Viet Quan)은 '베트남 가게'라는 뜻이지요. 이 <베트남 쌀국수> 음식점이 이렇게 베트남 현지의 모습을 잘 구현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끌렸습니다. 


<가게 안의 작은 사당>



가게는 참 작아요. 테이블 수도 적고 면적도 적고. 가게 내부에 조그마한 사당도 세우셨더라구요. 베트남에서는 거의 모든 가게나 집에 이런 조그마한 사당이 있습니다. 

예상대로 주인 아주머니는 베트남분이셨습니다. 호치민에서 오셨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 소고기 쌀국수인 퍼보(Pho Bo)와 BBQ 비빔쌀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먼저 비빔쌀국수가 나왔습니다. 

BBQ 비빔쌀국수는 쌀국수인 분(Bun)에 각종 채소와 구운 돼지고기를 함께 섞어 먹는 음식입니다. 이것만 봤을 때는 뭔 맛이겠거니 하겠지만 이 음식의 핵심은 같이 나오는 느억맘(피쉬소스)에 있습니다. 느억맘을 면에 부어 같이 비벼 먹으니 아~ 환상적입니다. 베트남에 온 듯한 착각이 순간 일었어요. 베트남에 살 때 자주 먹던 맛과 향입니다. 가게분위기도 그렇고 잠시 추억에 빠지게 만들더군요. 




곧이어 대망의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먼저 향을 맡으니 진한 국물향이 일품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보통 먹는 쌀국수와는 다릅니다. 어마어마한 고기를 넣고 꽤 오랜시간을 끓여만든 고기국물이 핵심이죠. 그리고 숙주와 채소 일부가 같이 나왔습니다. 쌀국수에 이 채소를 넣고 먹으려 하니 고수가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주머니께 고수 없냐고 물어보니 주겠다고 하네요. 


베트남쌀국수



사장님은 우리에게 베트남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허브와 고수를 주었습니다. 이것을 국물에 넣고나서야 비로소 베트남 쌀국수가 완성되었습니다. 호치민 분이라 그런지 하노이에서 먹던 것처럼 마늘편을 요리에 쓰지는않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에서 먹어봤던 그 어떤 쌀국수보다도 가장 현지맛과 비슷한 쌀국수 요리를 먹게 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국물을 떠먹기 위한 수저조차도 현지에서 보던 그것이었지요.



베트남에서 지냈던 어릿어릿한 추억에 잠겨 땀을 흘려가며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베트남 현지 맛을 찾기 위해 여러 가게들을 수소문해 찾아다녔는데 그 중 단연 이 작은 가게가 가장 현지맛을 잘 구현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격도 7천원으로 아주 적당합니다. 자주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베트남 현지 쌀국수 맛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하노이 대표 음식인 분짜(Bun Cha)가 없는게 아쉽네요. 다음에는 다른 메뉴로~





8월에 베트남 다녀오려고 하는데 그 때 제대로 한번  즐겨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