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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놀자

특별할 게 없었던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스칼렛 요한슨이 방한까지 하면서 홍보했던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스칼렛 요한슨의 팬인 제가 이 영화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는 아마 모르실거에요.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네요. 



공각기동대는 영화 메트릭스의 세계관을 형성시킨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시뮬레시옹'을 그려낸 1995년 개봉 당시 상당한 충격을 주었던 애니였는데 그 때로부터 20년도 더 넘은 지금 영화화 된 '공각기동대'는 전혀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세계관의 확장이나 더 깊은 철학적 사고의 소개없이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실사로 옮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트릭스 이후 더 충격적인(?) 디스토피아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이야기가 될 뿐이었지요.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그냥 더 좋은 그래픽으로 실사화 될 뿐이었던 이 영화는 어떤 메리트도 보여주지 못하지요. 비단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소위 '덕후'들의 이유없는 비판만은 아닙니다. 저에게도 그저 지루한 영화일 뿐이었습니다. 저렇게 좋은 배우와 놀라운 CG구현 기술을 가지고 저런 연출밖에 하지 않았다니 의아할 뿐입니다.



혹여 감독은 과거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향수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 영상을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지.. 하지만 그런 시도는 절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없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영화를 보던 중 가장 거슬렸던 것은 바로 자막.


영화의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에서 자막은 "메이저"라고 쓰고 있는데 영화상 스칼렛 요한슨의 이름은 '미라 킬리언'이었죠. "메이저(Major)"라고 자막으로 쓴 것은 실수처럼 보입니다. Major는 "소령"이란 뜻이죠. 소령이라고 해석하지 않고 그냥 메이저라고 자막을 붙이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도 "쿠사나기 소령"이라는 호칭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의 자막을 만든 사람은 원작 애니메이션도 보지 않았을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이런 자막도 영화의 질을 떨어뜨리는 큰 원인이 됩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영화였지만 많이 실망스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