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인가 4년전인가 낚시에 별로 취미가 없던 제가 회사에서의 1박2일 야유회로 인해 바다낚시를 가게 되었습니다. 자칭 바다낚시 전문가님과 함께 했던 자리였습니다. 저는 민물낚시도 별로 안하는데 바다까지 나가서 낚시를 하는 연유를 알지 못했지만 야유회도 일의 연속이잖아요. 일을 한다라는 생각으로 따라갔습니다.
그 날 낚시는 쭈꾸미낚시였습니다.
비가 오는 그 바다에 나가 쭈꾸미 낚시를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요. 수도없이 낚시 바늘에 매달려 나오는 쭈꾸미가 신기했고 그 맛이 기가막혔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쭈꾸미 음식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이 쭈꾸미 제철이였죠? 그래서 쭈꾸미 볶음이나 구이같은 음식을 찾아다녔습니다. 일단, 국산 쭈꾸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더라구요. 그 많은 국산 쭈꾸미는 누가 다 사다먹나 몰라요. 네이버검색님의 힘을 빌려 쭈꾸미 음식점은 이태원에 괜찮은 곳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태원을 갔어요. 하지만 이태원에서 저는 쭈꾸미가 아닌 피자를 먹어버렸어요. 쭈꾸미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죠.
피자도 정말 좋았지만, 쭈꾸미가 계속 생각이 났어요.
최근 서울숲 공원을 갔었는데 서울숲 공원과 이태원이 가깝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울숲에서 놀다가 이태원으로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숲의 풍경>
서울숲 야외공연장에서 배깔고 누어서 띵가띵가 하고 있는 와중에 스마트폰으로 검색질을 하고 있으려니 혹시 우리 동네 근처에도 쭈꾸미 음식점 하나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실 혹은 강동 천호 근처를 검색해서 발견한 곳이 오늘 소개할 <ing 석쇠 쭈꾸미>입니다.
저희집에서 버스로 3정거장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였습니다. 롯데시네마 근처 성내시장에서 내린 뒤 천호옛14길을 따라 가면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자리를 잡고 메뉴를 살펴보니 석쇠구이만 있는 것은 아니였어요. 철판볶음도 있고 볶음파절이도 있고.. 무엇보다 다양한 사이드메뉴들이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래도 이 집에서 가장 잘나가는 걸로 먹어봐야겠죠? 원조 석쇠 쭈꾸미를 주문하고 매운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는 가장 낮은 1단계를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퐁당치즈퐁듀도 주문했지요.
메인메뉴인 쭈꾸미가 초벌되어 나왔을 때는 환호를 질러줬습니다. 불맛이 적절히 베인 쭈꾸미의 자태를 좀 보라지요. 쭈꾸미 뿐 아니라 가래떡과 비엔나소세지가 같이 구어져 나왔지만 그런 것 대신 쭈꾸미 다리라도 몇 개 더 주었으면 했습니다.
정말 아내와 함께 식사를 시작하고 나니 게눈 감추듯 쭈꾸미가 사라져갔습니다. 양은 왜이리도 적기만 한건지.. 사이드메뉴나 반찬들은 무제한 제공된다고 하지만 역시 좀 부족한감이 있었습니다. 테이블 한켠을 보니 매장전경이나 음식사진을 SNS에 올리면 주먹밥을 준다고 하네요? 옳타쿠나~ 서둘러 카카오스토리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직원에게 보여주니 음료수를 먹을 것인지 또는 주먹밥을 먹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당연 주먹밥이였죠.
하지만, 이 말을 후회할 뻔 했습니다. 주먹밥 양이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주먹밥을 주문하면 밥과 김가루가 섞인 양푼에 재료들이 나오는데 비닐장갑을 끼고 주먹밥을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근데 한 두공기 정도의 밥을 담아 주시더라구요.
주먹밥 맛이 너무 괜찮아서 너무 많이 먹어버렸어요. 양도 많은데..
이것도 모자라 아내가 쭈꾸미 1인분 더 먹자고 해서 또 주문해서 먹었더니 걸어갈 수도 없게 배가 불렀습니다.
제가 주문한 매운맛 1단계도 저는 충분했습니다. 제가 워낙 매운맛을 잘 못먹거든요. 매운맛 못드시는 분들은 괜한 모험을 하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치즈는 취향에 따라~~ 저는 좀 별로였어요~
다음에는 철판쭈꾸미를 한번 먹어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