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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거닐다

하노이에서 본 베트남 마피아의 모습

(이 글은 제 경험에만 의존한 것이니 사실과 다른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오직 제가 느낀 것과 겪은 것으로만 한정함을 밝히는 바입니다.)


계 어디나 범죄조직들은 있기 마련이고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예외없는 것이지만 정치가 불안정하거나 부패할수록 이 범죄조직들은 그 세력을 더욱 확장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한국에도 조직폭력배가 있고 일본에도 야쿠자가 있고 소말리아에 해적단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제가 있었던 베트남도 당연히 예외일리 없죠. 하지만 베트남에 살기 전(베트남이란 나라에 관심이 없던 시절)에는 베트남 마피아들이 있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사는지도 당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베트남 마피아(vietnamese mafia)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되었죠. 


베트남 마피아들은 러시아 마피아들도 두려워하는 존재라고들 합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 마피아들보다 세력이 크거나 폭력성이 높아서가 아닙니다. 베트남 마피아들의 뒷 일을 생각하지 않는 '무데뽀' 때문입니다.(무데뽀는 일본말입니다. 앞으로는 '막무가내'라고 써야 할 것입니다.) 살인을 하는데 또는 폭력을 행사하는데 있어 감옥에 가거나 형벌을 받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그 잔혹성이나 똘끼 충만함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죠.


<사진과 이 글은 관련이 없습니다.>


이는 비단 베트남갱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반인들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일을 누군가로부터 당한다면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눈깜짝하지 않고 살인도 저지릅니다. 물론 외국인들에게는 좀 덜하지만 외국인이라고 봐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대단한 착각입니다. 착한 베트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심이 구겨지면 완전 달라집니다. 살의(殺意)를 갖게됩니다. 가끔 베트남에서 한국인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하대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때리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실수하는 겁니다. 언제나 당하고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여자들은 자신의 남자가 자신을 배신할 때 살의를 갖습니다. 한국에서도 베트남 신부를 데려오신 분들이 베트남 신부를 구박하고 폭행하고 심지어 다른 여자를 만나는 추행을 저지르는 일을 듣게 되는데 그러지 마세요. 당연히 인간적으로도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베트남 여성들 착하고 순하다가도 돌변합니다. (진짜 그러지마요. 베트남 여성들 자기의 남자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스타일입니다. 너무 착한 사람들이에요.)



여하튼, 다시 마피아 얘기로 돌아가서.. 제가 베트남 전 지역을 살아본 것은 아니라서 하노이(Hanoi)만을 한정해서 제가 겪은 내용들로만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저는 베트남 마피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육안상으로 일단 이 사람들도 다른 폭력조직과 마찬가지로 몸에 문신이 가득합니다. 무슨 인상주의 화가 마네의 화풍같은 문신을 몸에 도배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원래 문신을 좀 좋아하긴 하는데 마피아들은 몸 전체에 그림을 그려넣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상이며 덩치며 딱 '마피아'처럼 생긴 사람들이였습니다. 이 마피아들도 주로 상권 관리하며 먹고 삽니다. 시장이며 길거리며...

무엇보다 제가 일했던 곳 주변에서 상권관리를 하며 활동했었습니다.



아마 베트남에 가보신 분들은 길거리에 목욕탕의자 몇 개 놓고 음료나 쌀국수 파는 곳을 자주 보셨을 텐데요. 여기도 마피아들이 주로 관리하는 곳입니다. 가끔 마피아들이 앉아서 맥주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여기서 자릿세 받으며 연명합니다. 그리고 도둑질도 많이 합니다.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도둑질을 하는 사례를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도 마찬가지인데요. 저희가 일하는 곳 앞 도로나 보도에서 노점상을 쫙 깔아놓고 장사를 하더군요. 그 곳에 가끔 마피아가 웃통까고 앉아있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저희 직원 중 하나가 인도를 정리하려고 노점상을 싹 쫒아내려다가 조금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마피아가 나서서 협박을 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그 직원 며칠간 출근 못하게 했습니다. 



또, 마피아들은 저희와 같이 일하는 베트남 직원을 협박을 해서 물품을 훔쳐나오도록 시키기도 합니다. 주로 밤에 그렇습니다. 물건을 밤에 훔쳐서 나오면 마피아들이 차를 대기시켜놨다가 그 물건을 싣고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경비는 있으나 마나.. 오히려 경비들이 문을 열어줘요. 한번은 왜 정문을 열어줬냐라고 물어보니,

"마피아가 내 집을 알고 있다. 방해하면 죽인다고 했다" 라고 하더군요. 지들도 살아야 하니까.


사태가 좀 심각해지는 때가 있어서 공안에게 협조 요청을 해서 공안들을 밤마다 경비를 세웠는데 오히려 공안들이 우리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공안인지 마피아인지.... 고위 공무원들은 또 마피아랑 연관된 사람들도 많아서 큰 도움은 안되는데 인명사고는 예방하자는 측면에서 공안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공권력 앞에는 마피아도 어쩔 수 없는 법이거든요...



일반 관광객들이 이 마피아와 연관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관광객들이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소매치기나 불량 택시기사들이지 (특히, 하노이에서는) 강도나 계획범죄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하노이에서는 밤 늦게 돌아다녀도 큰 일 당하는 일이 오히려 한국보다 덜해요.


제가 일했던 곳을 주로 관리했던 마피아랑은 딱 한번 얘기 해봤네요. 밤에 퇴근하면서 노점상에서 뭐를 좀 사려고 했는데 노점상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워서 마피아한테 얼마냐고 물어봤던 때가 있어요. 뭐 자주 보던 사이라 그런지 저도 그 마피아도 그리 어색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좀 무서웠죠. 그 사람 인상이 워낙에 험악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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