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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거닐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베트남 사람들의 긍정적인 모습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국인들이 바라보는 그들의 평가는 좀 극과 극으로 나뉘는 편입니다. 물론 사람과 민족을 평가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그들을 평가하면서(평가라는 말 자체가 주는 어감이 좀 그렇지만) 주관적인 인식이 대부분이고 아주 지협적인 경험에 의한 것임이 전부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 또한 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경험과 자신만의 잣대로 평가할 수 밖에 없어서 이렇게 글로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민족과 문화에 대해 절대적 판단기준이란 불가능한 것.

 저는 베트남 사람들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이는 제가 베트남에 거주하기 이전 온갖 매체와 카더라 소문에만 의지한 채 그것이 절대적인 양 생각해왔던 것에 비해 실제 모습은 너무도 달랐기(긍정적으로)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기껏 8개월동안 지내면서 -그것도 하노이에서만- 그들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베트남에 오래 거주한 분들의 얘기는 좀 다르기도 했죠.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결국 그 생각도 '한국사람'과 비교하면서 생기는 상대적인 관념이라는 것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미국사람이 대한민국 사람을 폄하하는 것, 예를 들면 개고기를 먹는 문화. 같은 것을 문화적 차이 혹은 민족 특유의 역사적인 경험과 통속되어지는 생활규범에 비롯된 것임을 '자신'의 기준에 의해 평가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베트남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경험 공유

 저는 베트남 사람들과 아주 좋은 긍정적인 경험들을 공유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한국사람들보다 나은점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이 점을 다른 사람들과 논의하다보면 혹자에게는 제가 생각한 긍정적인 면이 그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음 또한 발견할 수 있었죠. 제가 해외생활을 짧게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같은 모습을 보고도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다양성의 행태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깨우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해외에 나가보면 생각이 넓어진다고 말씀하시는게 아마 이런 측면에서도 기인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주인이였던 Mr. Nam>

 

 많은 하노이 거주하는 한국분들이 말씀하셨지만, 저는 운이 좋은 편이였습니다. 참 좋은 베트남 사람들만 만났던 것 같습니다. 한국말을 잘했던 부동산 중개인인 'Le' 아저씨도 좋았고 우리 집 주인이였던 'Mr. Nam'도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이며 배려심이 깊었습니다. 영어를 못해 많은 대화를 못나눴던 우리 집 가드(Guard)도 웃음이 많고 귀찮은 부탁도 흔쾌히 잘 들어주는 분이였습니다. 본인 쉬는 날 우리를 하롱베이까지 인도해주었던 여행사 직원이였던 '화이'양도 착하기 그지없던 사람들이였고 나와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했던 '', '후언', '떡빈' 도 잊지 못할 만큼 친절했고 긍정적인 사람들이였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만나 얘기 나눴던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모두 천사와 같이 친절하고 착했어요. 야채가게 할머니, 빵집 아르바이트생, 우리 집 앞에서 늘 기다리고 있는 택시 기사,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했던 대학생 '띠엔'도 기억에 남습니다.

 

화이

<'화이'양 - 하롱베이에서>

 

 

긍정적이고 쾌활한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알고 사람들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참 좋아하지요. 그리고 화내는 모습도 그렇게 많이 보지 못했어요. 물론 제가 그들에게는 외국인이였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안보여줬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베트남은 외국인 보호법이 너무 강해서요. 외국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안이 좋다라고 합니다. 밤 늦게 제 아내 혼자 길을 다녀도 한번도 험한 일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우발적인 범죄들은 있어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계획범죄나 강력범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쩔때는 한국보다 치안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들리는 얘기로는 호치민은 하노이와 또 다른 분위기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서로 상반되긴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베트남 사람들은 참 착하고 쾌활하고 노는 것 좋아하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부정부패가 심하고 사회적으로 빈부격차가 큰 것이 문제일 것 같지만, 사실 그 시스템 안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크게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적게 벌면 적게 버는대로 많이 벌면 많이 버는대로 자신만의 삶에 만족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노이

 

하노이

 

하노이

 

 근로자들은 퇴근하면 길거리에서 목욕탕의자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음료수를 즐기며 수다를 떨고 공원에서는 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사교댄스를 추는 모습, 그리고 운동을 하는 모습은 여유로운 생활을 넘어서 활력이 넘쳐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저축도 그리 많이 하는 편이 아닙니다. 물론 이건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말은 아니겠지만, 미래의 목적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에 더 치중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돈을 버는 목적은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거나 성형수술을 위해 또는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컸습니다. 그 외에는 보통 먹고 마시고 노는 일에 치중을 합니다.

 

 이런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들의 삶 깊숙히 들어가보지 못한 상태에서 몇몇 소수의 이야기와 분위기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결코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우리보다 높다는 것은 여러가지 모습에서 쉽게 발견해 볼 수 있습니다.

 

 

노인에 대한 공경심과 배려가 큰 민족

 그리고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어른에 대한 공경이였습니다. 베트남 사람들 나이 많은 어른들에게 참 친절하고 공경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버스를 타보면 알 수 있는데 버스에 나이 많은 분들이 타기라고 한다면 검표원이 앉아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막 뭐라하며 자리 양보할 것을 강요(?)합니다. 물론 그 전에 알아서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많이 봤죠.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부분은 절대적으로 배워야 할 미덕이 아닌가 합니다.

 

어느 곳에 가던지 노인에게 양보 혹은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에게 큰 소리치는 사람도 못봤었구요. 그리고 대부분이 부모님을 모시고 봉양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베트남 사람들에게 배워야 할 것들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베트남 오토바이

 

하노이 기찻길옆 마을

 

베트남

 

이번에는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좋은 면을 제가 설명드렸는데 어떻게 좋은 면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음편에는 베트남 사람들을 겪어보며 제가 느낀 나쁜 점들(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