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사람들은 막상 성탄절보다 이 이브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마치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라는 사실이 주는 느낌을 알고 싶은 것 처럼 말이다. 성탄절 이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무언가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
연인들은 손 붙잡고 거리를 활보하며 사랑을 속삭일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는 모여서 깔깔대며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가족들은 모여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즐기며 하하호호 모여앉아 편안한 밤을 보낼 수도 있고
집에 가고 싶지 않은 가장들은 온갖 핑계를 들며 동료들을 불러모아 거하게 한잔 들이킬 수도 있다.
아니면 늘 하던대로 크리스마스 전용 영화가 나오는 TV를 촛점없는 눈동자로 바라보며 어서 잠들길 바라기도 할 것이고 이시간까지 잔업을 하며 빨리 집에 갈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는 야근족들도 참 많은 것이다.
오늘 같은 날 참 많은 일들을 우리는 선택하고 경험해 볼 수 있다.
나는 오늘 조용히 고시원에 앉아 이 블로그에 글을 적어보고 있다.
뭐 특별히 할 말도 없다. 그러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정치얘기도 하기 싫고 과거의 추억에 젖어 여행 다녀온 글 적는 것도 청승맞다. 그냥 이런 좁은 고시원에서도 날 기쁘게 해주는 블로깅이란 고상한(?)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은 어딜 가도 사람들에 치일 것이 분명하다.
<미어터지는 명동거리, 연합뉴스>
지하철도 무지막지하게 밀릴 것이 분명하다.
<무진장 긴 줄을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지하철 2호선 교대역>
난 외롭지 않다. 걱정하지 마시라. 그냥 내일 출근을 해야 할 뿐이다.
가족들에게 모두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하고 나니 마음이 따스해졌고 블로그에 한 글자 한 글자 적는 일은 나에게 안식을 준다. 다시 말하지만 오늘 참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해 보자. 이 순간은 지나가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