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캄보디아 씨엠립 여행중 있었던 아주 긍정적인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제목처럼 툭툭기사님과 아주 드라마틱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캄보디아의 주요한 교통수단은 툭툭입니다. 특히, 관광지다 보니 이 툭툭을 거의 하루 임대하다시피 합니다. 이런 정보를 가지고만 있었지만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궁금할 따름이였습니다.
오후 5시쯤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호텔에서 저희를 픽업해주러 왔습니다. 그래서 그 밴을 타고 호텔로 들어가니 6시가 가까워졌습니다. 호텔에서는 저희 부부에게 저녁을 다운타운에서 즐기는것이 어떻겠느냐라고 추천해 주었습니다. 이 다운타운은 흔히 알고 있는 야시장(나이트 마켓)과 펍스트리트(Pub Street)가 있는 곳입니다. 원래는 그냥 좀 쉬려고 했었는데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나가기 전에 다음날 여행을 위한 툭툭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호텔에 문의를 했습니다. 호텔 직영 같은 툭툭을 하루 이용하는데 18$이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저녁을 먹으면서 상의를 하고 밤에 돌아와서는 호텔에 이 툭툭을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펍 스트리트>
<나이트마켓>
역시 호텔에서 다운타운까지 툭툭을 타고 이동을 합니다. 툭툭이 생긴것과 다르게 굉장히 편합니다. 이 더운 캄보디아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툭툭은 선풍기의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호텔에서 툭툭을 예약하기로 결정하고 이리저리 구경을 다녔습니다. 특히, 나이트마켓이 참 좋더라구요.
밤이 늦기전에 호텔로 돌아가서 쉬려고 했습니다.(제가 전날 밤을 좀 샜거든요..) 역시 툭툭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야 했죠. 툭툭은 넘쳐납니다. 돌아다니다보면 툭툭기사가 하나같이 말합니다.
"Hello~ Tuk Tuk, Sir?" 그러면 저희는 "No Thanks~"를 입에 달고 다니게 됩니다.
여튼 집에 돌아가려고 툭툭기사를 고르던 중에 저희를 붙잡는 기사 한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툭툭.. 너무 허름했습니다. 좀 좋은 툭툭들도 있는데 말이죠. 저희는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4달라랍니다. 호텔에서 여기 나올때 2달라 줬는데... 저희한테 사기를 치다니요! 됐다고 했더니 금새 3달라로 깍아 줍니다. 저희는 됐다고 2달라에 가자고 했죠. 그랬더니 야간 할증이 붙어서 3달라로 해야 한답니다. 안한다고 했더니 2달라로 합의봤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호텔로 돌아갔죠.
호텔에 도착하니 이 기사님 저희한테 혹시 내일 여행다니는데 툭툭 필요없냐고 물어봅니다. 전 냉큼 얼마냐고 물어봤습니다. 15달러랍니다. 저희는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 툭툭기사님과 인연이 시작됩니다. 원래 하루만 지켜보자는 생각이였습니다. 근데 이 기사님 우리에게 너무 헌신적입니다. 생기신 것도 착하게 생긴 분이 저와 제 아내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얼음물도 막 챙겨주시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날 여행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기분이 좋아져서 툭툭기사님과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타고다닌 9번 툭툭>
다음날 앙코르와트 일출을 보러 갔다 왔는데 오는 길에 조그마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좀 다른 길로 가다가 도로가 꺼진줄 모르고 물이 고여있는 도로 중앙을 가다가 웅덩이에 툭툭이 빠진 것입니다. 근처에 있던 아이들 도움을 받아 여차저차 빠져나오긴 했는데 오토바이가 시동이 안걸립니다. 당연하죠. 엔진이 물에 잠겼는데요. 툭툭 기사님은 연신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그러면서 엔진에 들어간 물을 빼내고 시동을 걸어보려 안간힘이였습니다. 저희는 괜찮았는데 기사님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어요. 오토바이나 툭툭도 좋아보이는게 아닌데 이거 고장나면 어쩌나 하구요.
제 아내는 차마 이 기사님꺼를 못타겠다고 했죠. 그래서 두번째 여행을 끝으로 다른 툭툭기사를 알아보려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마치고 오후 5시에 호텔로 들어서면서 내일은 안간다라고 기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굉장히 아쉬워하더라구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웅덩이에 빠진 툭툭, 그걸 꺼내는 아이들>
그날 밤 저희는 다시 호텔에서 다운타운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이트마켓에서 신나게 쇼핑을 하고 돌아오려고 돌아다녔습니다. 또 어떤 툭툭기사님을 만날 수 있을까 하구요. 몇몇 기사를 뿌리치고 나가다 딱히 고를 기준도 없고해서 에잉 그냥 가자라고 마음을 먹고 이제부터 제일 먼저 우리를 잡는 사람꺼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고 그 분께 다음날 여행을 동행해달라고 부탁도 할려고 했죠. 그 순간!!
저희를 붙잡는 한 툭툭기사 역시나 "Hello~ Tuk Tuk, Sir~"를 외치며 아주 낯익은 그 기사. 네 맞습니다. 지난 이틀동안 우리와 함께했던 그 기사님이였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나. 이 수십명의 툭툭기사들중에 그 분을 다시 만나다니요. 그 툭툭을 타고 돌아가서면서 아내와 저는 즐거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건 인연이다라면서요. 그래서 다음날도 같이 동행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기사님도 너무 좋아하셨어요. 저희가 오토바이 괜찮냐라고 물어보니, 아무 문제 없답니다. 실제로도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이 기사님과의 인연 정말 유쾌했습니다. 이번 캄보디아 여행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였습니다.
<혹시 이 분 만나면 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