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많은 말을 했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것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많은 정치적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일단은 가장 중요한 사안인 세월호에 대해서 유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수용할 수 없음을 말했다. 정확히는 대통령 결단사항이 아니라는 전대미문의 유체이탈 화법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발언이다. 그러면서 특별법에 기소권, 수사권이 포함되는 것이 사법체계를 뒤흔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많은 법학자들이 법체계에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아가 2차 합의안이 마지노선이라며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하고 민생을 되돌아보라고 이야기했는데 대통령 결단사항이 아니라는 것에 너무 많은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 가장 궁금한건 그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법률이 과연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 언론이나 정부는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혁신적이고 어메이징한 민생법안인지 아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아마도 야당의원들을 겨냥한 듯 한) 국민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국회의원들에게 들어간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말해 야당의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런 말은 국민들이 하는 말이지 대통령이 하는 말이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법률에도 어긋나고 예의에도 벗어나는 말이다.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오야지가 아니지 않는가.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다. 이 얼마나 유치한 발언인지 낯이 화끈거린다.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불쾌함을 표시하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 말했는데 박대통령의 세비반납 발언 또한 국회를 모독하는 발언이다. 뭔가 말싸움 하는 듯한 느낌이다. 한대 맞고 두대 때리는 그런 모습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보이고 있다.
끝까지 이 모든 정치적, 사회적 사안과 자신을 분리시켜 말하는 모습이다. 아버지 독재자의 모습이 옅보이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인가. 불통의 리더십답다. 세월호 특별법의 갈 길이 더욱 멀어진 듯 하다. 그래도 국민의 뜻을 끝까지 보여주었으면 한다.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