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투쟁이 오늘로 38일째이다. 현재 남아있는 사람은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씨. 그의 핼쑥해진 모습을 매일 JTBC 뉴스를 통해 보고 있다. 단식 38일째. 나도 이렇게까지 단식이 이어질 지 몰랐는데 당사자라고 오죽했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묵묵무답이고 여,야는 저 법안을 안고 전전긍긍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진상조사 제대로 하자는 의지가 그리도 안되는 일인가. 정말 어떤 사유에서 이게 어려운 일이라고 하면 왜 그 누구도 유민아빠를 찾아가 설득하지 않는가. 논의를 지속하지 않는가. 알 수 없는 일이 세월호를 시작으로 이 나라에 계속 되고 있다. 그의 건강이 매우 걱정이다. 죽을 각오로 진행하고 있는 단식이 그냥 잊혀질까봐도 걱정이다. 세월호는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뿌리깊은 부정에서 이어져온 시스템적 사고이다. 그래서 다른 참사와 구분되는 것이다. 현재 법이 진상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특별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도 목숨을 걸고. 이런 유가족의 요구에 답을 해주는 사람 누가 있나. 그들이 옳다 그르다라고 그의 눈을 보며 말해주는 이 누가 있는가.
김영오씨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나 또한 깊은 분노를 가진 시민으로서 곁에서 같이 하지 못하는 점.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나 또한 나의 방식대로 같이 싸워줄 것은 약속합니다. 우리는 분노해야 합니다.
여기에 김영호 님의 최근 단식상황에 대한 자료를 올립니다. 김영오님이 직접 쓰신 페이스북입니다.
김영오님의 단식일기 - 출처 '유민아빠 김영오' Facebook
8월 16일 단식 34일차.
어제 시청 광장 집회에서 연설 마치고부터 교황 시복 미사까지 정신 없이 바빴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때문에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복 미사가 차질이 생기면 역풍을 맞는거는 뻔하고...
그래서 시청과 천주교랑 협의해서 집회 끝나고 잠시 농성장 정리해 세종 문화회관으로 잠시 갔다가...
광화문에서 시복 미사가 끝나면 다시 광화문에 텐트 다시 치기로 했습니다.
지금 농성장 재설치 시작했습니다.
연설 끝나고 교황 행사까지 너무 바빠서 일기를 못쓰고 오늘은 뉴스로 접해야겠네요.
어제 일과에 대한 일기는 사진만 올릴께요.
어제 고생들 많이 하셨읍니다.
이제 전세계 여론에 알렸으니 마음이 조금 홀가분 합니다.
8월 17일 단식 35일차.
교황 성하를 만나기전까지 우여 곡절이
있어 올립니다.
7월 14일 15명이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유가족이 제시한 특별법안이 묵살되었기때문에 단식을 하면 16일 통과될줄
알았는데 결국 묵살되었읍니다....
설마 24일인 100일 위령제까지는 특별법을 제정해줄거라는 생각을 하고서 연장하여 단식을
계속 해봤지만 또다시 묵살당했습니다.
8월16일 광화문에서 시복 미사행사가 있다.
행사를 통해 박 근혜를 압박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시복 미사까지 내가 끝까지 버틸테니까 단식을 계속하자고 위원장께 권유 하고 단식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10일째 단식을 하고있지만 솔직히 힘들었거든요.
앞으로 22일을 버틸수가 있을지 두렵고 겁이 났었습니다.
다음날 유가족 총회에서 지금까지 단식한사람은 중단하고 릴레이단식을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저는 2시간동안 화를 냈습니다.
릴레이 단식은 국민을 깨우는데 효과가 없다고...
유가족이 굶고 목숨을 내놓고 단식을 해야 국민이 깨어나서 외친다고 유가족을 설득시키고 무기한 단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7월30일 야당 지도부의 무능력으로 선거에서 참패를 당하고 박 영선이 당 대표가 되었다.
8월7일 박 영선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특별법이 합의되어 유가족의 가슴을 또한번 찢어놓았다.
유가족의 거센 반발로 특별법은 무산되었지만 박근혜는 입에 날선검을 물고 한손에는 지옥의 열쇠를 쥐고 광화문에 유가족을 그대로 둔채 시복 미사 행사를 진행 결정한다.
전세계에 수치를 보여주더라도 자기 목숨과 청와대, 국정원은 사수하겠다는 결심이다.
당당해야할 대통령이 너무 추한 모습을 보여 불쌍하기 그지없다.
시복식 교황 카퍼레이 때에 교황 성하께서 나를 알아보게 하는 게 관건이었다.
교황성하가 앞을 지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환호성을 지르기 때문이다.
우리 유가족은 바닦에 전부 앉고 나만 서있기로 했다. 확실하게 내가 부각 되었고 교황방한중 처음으로 차에서 내린 역사적인 사건을 이뤄냈으며 교황 성하를 만나 편지를 전했다.
세월호의 진실과 박 근혜에게 충성하는 방송사와 언론사의 실태, 그리고 국민의 외침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독재자의 위선을 교황성하와 전세계 언론에 알렸고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박 근혜는 부담감으로 압박받을것이다.
박 근혜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국민의 힘이 하나될때 안전한 나라는 이뤄집니다.
진실은 꼭 승리합니다.
8월 18일 단식 36일차.
몸무게 47kg...
이제는 단식 첫날의 사진과 지금의 모습을 보면 표가 확실히 난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 하루가 눈에 뛸정도로 마니 쇠약해진다....
여,야 의원님들!
가슴에 양심이 조금이라도 살아 숨쉬고 있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안전한 세상을 위해, 또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지 않고 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천국의 문에 갈수 있도록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을 이제그만 제정하시죠.
당신들의 가족이 세월호와 같은 참사로 죽을 수 있는 현실입니다.
어제까지 4일동안 몸이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교황 성화와 전 세계 여론과 언론에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대한 민국 언론사의 실태와 박 근혜 대통령 정부와 정권의 국민에 대한 무책임과 독재 속에 탄압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철저히 은폐하고 외면하는 이 정부를 알리는데 정신 없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대한 민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어서 압박을 받기 시작 했습니다.
내가 할일은 거의 다 했읍니다.
이제는 양심이 살아있는 국회 의원님들과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외치면 됩니다.
대통령님! 여,야 의원님들!
지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해서 나라 망신 그만 시킵시다.
여,야 의원님들 국회에서 밥값 못할거면 제 옆에 와서 단식이나 하시죠.
이제는 밥 한번 먹어보는게 소원입니다.
나 밥 좀 먹읍시다.
어제부터 제 옆에서 단식하시던 도철 스님께서 단식을 멈추고 병원으로 복식하러 가셨습니다.
교황성하를 만나고 나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눈물흘리며 응원해주시고 있읍니다.
부산에서,광주에서,인천에서,목포에서, 강원도에서,대구에서,철원에서도......
심지어 제주도에서 오셔서 편지를 전해줬습니다.
참으로 많은 국민들이 깨어났습니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8월 19일 단식 37일차.
어제는 아침일찍부터 인터뷰에
동조 단식하러 오신 국회의원님들...
또 응원하러 오신 많은 시민들...
몇일간 휴식없는 투쟁으로 버티다 결국
밤 9시도 안되어 지쳐 쓰러져 잠들었다, 보통 11시즘 자는데.....
요즘 제 페북에 유가족의 특별법에 대한 논란과 우리 유가족의 입장에 대한 댓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보수단체에서 올리는 글들을 보면 울화통이 터질거라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맞서 싸울필요 없습니다.
언론사에서 왜곡된 보도와 아예 방송조차 내보내지 않았기에 그들은 우리를 오해하고 있는것뿐입니다.
만약 진실을 알았더라도 우리 유가족을 공격한다면 그들은 우리가 이유없이 미울 뿐이라 그저 투정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말려들지 말고 넓은 관용과 아량으로 품고 갑시다. 절때 댓글로 싸우지 마시고 들어만 주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일을 해야합니다.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는 아무도 저같은 비극을 겪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선물은 절대 가져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마음으로 잊지않고 응원만 해주시면 됩니다. 선물을 가져오시면 제가 미안해서 힘이 약해집니다. 페북을 통해 인사만 해주셔도 힘이 납니다. 미안하다고 생각하시면 편지 한장만으로도 됩니다.
참 좋은 글이 눈에뛰어 올립니다.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곳이 큰 길이 되는 것이다
8월 20일 단식 38일차.
처음 3일만 하자던 단식이 38일째가 될줄....
어제 아침에 한 시민이 비가 오는데 제가 있는 텐트 앞에 오랫동안 업드려 계셨어요. 저 단식 그만하라고. (알고 보니 우리 유가족이 농성을 시작하기 훨씬 전인 4월28일부터 매일 4시간씩 광화문에 나와 일인시위를 한 분이네요. 자녀가 5명이나 있는데도요. 리멤버0416 오지숙님. 마음 아파 하지 말아요. 저 괜찮아요. 피켓에 쓰신데로 저 살아서 세월...호 참사 진실 밝히고 정의가 세워지는 것 볼거에요.) 문재인 의원도 저 그만하라고, 자신이 이어서 단식하겠다고 오셨고요, 전국의 교육감 10분도 동조단식 하신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말로, 편지로, 저 단식 그만하라고 말리시는데, 절 진짜 돕는 길은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되는 거에요. 저보고 단식 그만하라 마시고, 친구, 이웃에게 특별법 알려주세요. 그래서 국민의 힘으로 특별법 제정되게 해주세요.
오늘 유가족들 의사는 묻지 않았는데, 특별법 극적 타결이라고 기사가 뜨더군요. 400만 서명한 국민과 유가족 뜻은 어디가고 무슨 극적 타결이라는건지. 제대로 진상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 아니면 의미없습니다. 의원님들 수사권, 기소권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진상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을 갖다주세요.
기자회견한데로 오늘 청와대로 갔습니다. 오전에 가니 청와대 행사로 일반인 다 통제한다고 경복궁돌담길 중간부터 막더군요. 무슨 행사냐니 대외비래요. 알고보니 새누리당 중앙위원 오찬행사였어요.
돌아왔다가 오후에 다시 갔어요. 예전처럼 끝까지 못하게 하고 와대 분수에서 길을 못건너게 막네요. 외국인 관광객, 일반인 다 가는 길을요.
경찰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길 건너 가는 걸 막는 근거가 뭐냐, 법을 말해봐라 했습니다. 대통령경호법 하더군요. 변호사가 확인해보니 경호 목적상 불가피할때만 위해 방지하는 활동하는 거에요. 37일 굶은 제가 무슨 위해가 되나요. 차라리 가방들고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이 더 그렇겠어요. 그 사람들은 다 지나가는데 저는 갈 수 없었습니다. 2시간을 서 있었지만 계속 막고 비키지 않았습니다.
그럼 청와대 영풍관 민원실에 대통령 면담 신청서라도 적어 낼테니 가게 해달라 했는데 그것조차 아무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에 편지 대통령에게 잘 전해졌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조차 묵살했던 것처럼. 저를 외면하기로 작정했구나 느꼈습니다. 기대도 안했지만 철저히 무시하더군요. 어느 새누리 의원이 그랬죠, 대통령이 바빠서 광화문 단식하는데 갈 수 없다고. 이게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요? 제가 국민이 아닌가요? 유가족충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