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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전경련(全經聯)은 '기업가 정신'을 왜곡하지 말라





SK 최태원 회장이 배임, 횡령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전경련이 망언을 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기업가정신이 위축되지 않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맨정신으로 기업가 정신을 운운할 수 있는지 웃기지도 않는다. 최태원 회장이 옳은 일을 했는데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였다면 '가재는 게 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태원의 죄가 무엇인지 모르나? 2000억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 배임한 것이다. 그것도 자기 선물투자에 대한 손실을 만회하고자 한 목적으로 말이다.

여기에 무슨 기업가 정신이 있다고 그러시나?

기업가 정신은 둘째치고 주주들에 대한 배신이고 협력업체에 대한 배반이다.
혹시 전경련은 기업가 정신이 돈 잘버는 것이라는 잘못된 공식으로 알고 있는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과연 이나라가 G20에 포함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또 세계 15위라는 경제력 순위에 랭크될 자격이 있는가?

후진국에서나 보일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으니 어디 부끄러워 말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선진국이라면 저런 기업 경영자는 다시는 재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가중처벌을 해야 하며 엄청난 벌금으로 경제적 타격을 주어야 다른 기업들이 타산지석으로 최소한 겁을 먹고서라도 기업가 정신이 깃든 척이라도 할텐데 이 나라는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집행유예를 받고 곧 사면되어 풀려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그랬고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그랬으며 한화 김승연 회장이 그랬다. 이쯤 되면 우리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법을 집행하는 자들에게 떡고물이 떨어졌다라고 말이다. 기업가가 아닌 자들은 단 몇 백만 훔쳐도 구속이 되고 형을 집행받고 이름에 일명 빨간줄이 가게 되어 삶이 더 피폐해 진다. 법은 평등하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그러나 그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은 평등하게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같은 죄를 지어도 누구는 법망을 가볍게 피해가고 누구는 철처하리만큼 법의 보복을 받는다. 혹여 그 죄의 크기가 차이가 나도 변하지 않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더 이상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자세이다. 예전에 삼성비자금 사건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이건희 회장을 구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였다. 난 이 모습들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무지할 수 있나. 삼성이라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 이건희 하나로 인해 무너진다고 믿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 모습들... 이렇게 만든 것은 보수언론의 영향력이 컸겠지만. 그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인해 내 맘속에 대한민국은 아직 후진국으로 남아있다.
미국같은 선진국은 엔론사태에서 봤겠지만 분식회계 한방으로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는 징역 25년을 선고 받았고 엔론은 영원히 사라졌다. 이게 선진국이다.

내가 만약 우리 회사돈을 1억원 횡령했다고 가정해 보자
나에게 회사원 정신을 내세워 선처를 요청해줄 것인가 전경련이여...


더 놀라운 것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범행을 주도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구속기소하고 최태원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공범인데도 최 부회장만 구속한 것에 대해 검찰은 "기업 경영 활동에 대한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미쳤다. 미쳤다라는 말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