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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놀자

아고라(AGORA) - 신념을 강요하지 말라



작년부터 관심이 있었던 영화였다.
물론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자세한 내용까지 알 수 없었는데 참으로 괜찮은 실화를 기반한 영화였다.

이 영화의 배경은 4세기 무렵의 알렉산드리아이며 철학자, 무신론자인 '히파티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알렉산드리아에 기독교가 침투하면서 알렉산드리아의 모든 철학과 종교는 '이교도'로 치부되어 여러번의 피바람이 있고부터 모든 알렉산드리아의 관료들과 백성들은 기독교를 강요받기에 이른다.
그러나 히파티아는 그들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연과학의 연구에 몰두하지만 기독교의 지도자인 키릴로스는 지동설을 주장하면서 기독교의 만행에 제지를 요구하는 게다가 여자인 그녀를 성서의 귀절을 인용하여 마녀로 귀정하고 그녀를 죽이고 만다.(그녀는 자신이 '철학'을 믿는다고 말하였다.)

키릴로스는 카톨릭으로부터 성인으로 추앙받게 되는 인물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종교적 신념 혹은 광신으로 인해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 '이방인'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두가지 플롯. 기독교와 유대인의 권력싸움(혹은 종교적 우위싸움)과 히파티아의 행성의 운동을 연구하는 그녀의 삶이 적절히 대비를 이루고 있음으로 극적효과를 유발하고 있지만 히파티아의 삶이 세밀히 그려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그녀의 기록이 전해지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겠지만(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을 기독교들이 이교도의 흔적이라 하여 불태우는 장면은 그런 측면에서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영화에서는 그녀가 천동설보다 지동설이 좀 더 간단한 우주적 해석이라 생각하고 행성의 궤도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으며 지금은 누구나 아는 케플러의 타원궤도를 생각해낸다.(수학적으로 타원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원이며 원또한 타원의 하나의 형태라는 것을 직관으로 찾아낸다.)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그녀의 제자들은 기독교로 개종하길 설득하지만
히파티아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며 죽음과 직면하였다.

"신념을 강요해선 안돼"

이 영화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착한사람이 악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종교가 필요하다'

인간의 무지가 신념이 되었을때 그것은 광기가 된다.
지금도 우리는 주위에서 이런 광기를 목격하고는 한다.
단군상의 목을 자르거나 사찰에 불을 지르거나 불신지옥을 외치거나 전통문화행사를 사악한 행위로 규정하는 등
당시 알렉산드리아의 모습과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카톨릭은 지난 1000년간의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온갖 범죄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아직 인간의 광기가 끝나보이지는 않는다.
내가 종교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히파티아의 것과 같다. 제발 신념을 강요치 말라.


P.S 레이첼 와이즈.. 많이 늙었구나..ㅜㅜ


<사진 출처:DAUM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