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몇몇 성당과 모스크를 방문해보았는데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임마누엘교회(Immanuel Church)입니다. 임마누엘 교회는 모나스타워 동쪽 감비르 역(Stasiun Gambir)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임마누엘 교회는 네델란드 식민지 시절에 건축(1839년 준공)된 것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랜된 교회 중 하나입니다. 처음 교회 이름은 네덜란드 국왕 빌럼1세의 이름을 따서 'WILLEMSKERK(빌럼스케르크)'라고 지어졌으며 이는 '빌럼의 교회'라는 뜻입니다. 이후 1948년 지금의 'Immanuel'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이 교회는 로마건축을 닮아 있습니다. 큰 돔 구조의 흰색 건축물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정문이 닫혀 있어서 당황했는데 지나가던 행인이 저에게 이곳을 들어가 보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전 당연히 그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Saya mau masuk!). 그 분은 저희에게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시더군요. 옆길로 돌아 들어가니 그곳에 출입구가 있었습니다. 따로 경비는 없어서 교회 부지 내로 그냥 들어가 보았습니다.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는 없었습니다. 건물 뒷쪽은 리모델링 중이었고 교회건물 내부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모든 출입구가 닫혀 있어서 실망하고 돌아가려던 차 별동 사무실에서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건물에 들어가볼 수 있냐고 문의를 했더니 뒷편의 조그만 쪽문으로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냥 돌아갔으면 너무 후회했을 것 같아요.
내부는 작지만 아름다웠어요. 원형 공간에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주는 마감들, 의자들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목재로 절로 나 자신을 낮추게 되는 듯 하였습니다. 설교단 반대편에는 빌럼1세가 하사한 파이프오르간이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 봤는데 리모델링 중이라 내부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머쓱하게 작업자들하고 눈인사만 하고 나왔습니다. 교회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왔는데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이 교회가 잊혀지질 않더라구요. 누군가는 볼품없다고 할 수도 있고 웅장하지 못하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이 가진 매력이 있어요. 이 임마누엘 교회는 따뜻한 느낌을 가진 공간이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지금까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자카르타 임마누엘 교회(Immanuel Church) 방문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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